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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밭사이를 지나며..


   

난민은 우리에게 복이 될 것이다 (서춘배 신부 / 의정부교구)
   기쁨과희망   2018-08-13 10:50:11 , 조회 : 50 , 추천 : 10



공익광고에서나 보았던 난민문제가 풀어야 할 우리 현실이 되었습니다. 제주도에 입국한 중동의 예멘 난민 5백 명이 발단이 된 것입니다.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고 해법은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난민 수용 반대 국민청원도 20만 명이 넘었다고 하고 포용입장도 있지만 ‘자국민 우선’이라는 이름으로 거센 반대집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들 난민 수용 여부에 따라 우리 사회의 본질이 드러날 것입니다.

‘자국민 우선’이란 구호는 일견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자국민 우선이 자기지역 우선으로, 그다음 자기가족만을 사랑하고 나중엔 자신만을 사랑하는 것으로 귀결될 수도 있습니다. 가족애, 조국애가 본성이긴 하지만 배타적인 것이 되어 보편적 인류애를 도외시한다면 범죄가 될 수 있습니다. 사무엘 존슨은 악인의 마지막 피난처는 애국심이라고까지 얘기합니다. 진리는 작게 축소해도 진리이고 크게 확대시켜도 진리여야 합니다. 가족애와 조국애는 좋고 인류애는 아니라고 말해선 안 됩니다.

성경에 의하면 인류는 원래 난민의 후예입니다. 원조의 죄는 카인으로 이어져 결국 낙원에서 추방되어 떠도는 신세가 됩니다. 이스라엘은 물론이고 우리 역시 일제강점기 36년 동안 나라 잃은 설움과 3등 국민, 비국민의 삶을 살았고, 해방 당시 2백만 여명의 재일 동포는 일본에서 범죄자 취급을 당하며 살기도 했습니다. 난민 수용반대 입장의 경우, 각종 사회문제와 범죄, 테러 등 치안 문제를 거론하며 난민을 잠재적 범죄자로 몹니다.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유럽 등지에서 난민의 범죄율은 내국인 범죄율보다 오히려 낮은 게 사실입니다. 자국민 안에서 재벌일가의 횡포에서부터 비정규직 등에 이르기까지 양극화와 차별은 산처럼 많습니다.

난민 문제는 이 시대의 징표로 피해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원천봉쇄를 하자.’ ‘가짜난민도 있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상당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민을 수용 쪽으로 가닥을 잡고 함께 풀어야 합니다. 어렵지도 않고 장기적으로는 득이 될 것입니다. 그들은 불청객이 아니고 형제입니다. 그들은 우리에게 복이 될 것입니다. 그 사회의 건강지수는 다양성의 수용여부가 하나의 척도가 됩니다. 경제적으로도 잘 살지만 보편적인 인류애를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지닌 우리나라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난민문제가 불거질 때 들려온 소식입니다. 태국의 유소년 축구단 13명이 동굴에서 기적처럼 구조되었을 때 그들 중 지도자인 코치를 포함하여 3명이 난민이었고, 월드컵 우승국 프랑스 선수 23명 중 17명이 난민이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중동과 무슬림에 대한 올바른 이해도 필요할 것입니다. 샤를르 드 후코 신부는 복음삼덕 외에 특별히 가난한 무슬림 가정을 돕는 것을 중요한 서약으로 삼았습니다. 조각난 세계를 하나로 묶는 귀한 영성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혐오와 배척이 아니라 우애와 포용으로 참된 평화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복음은 누가 우리 이웃인가 묻기보다 곤궁에 처한 이의 이웃이 되어주라고 합니다. 누가 자국민인가를 묻기 전에 곤궁에 빠진 그들을 형제로 받아들일 때 그들은 우리와 같은 공동운명체인 우리 자국민이 될 것입니다.


(서춘배 신부 / 의정부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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