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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마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홍성남 신부 / 서울교구)
   기쁨과희망   2018-09-06 11:42:19 , 조회 : 39 , 추천 : 7



‘워마드’라는 남성혐오사이트에서 성체를 모독하고 심지어 성당 방화를 하겠다는 협박까지 해서 교우 분들이 적잖은 걱정을 하게 됩니다. 또 많은 분들이 워마드를 여성인권운동과 같은 것으로 생각하고 여성인권운동에 대한 혐오감을 표하고 있어서 작은 글로 설명을 드리고 오해의 소지를 줄여볼까 합니다.

우선 여성인권운동과 워마드는 전혀 다른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여성인권운동은 말 그대로 여성들의 권리를 존중받기 위한 운동이지 남성들을 반대하고 혐오하는 운동이 아닙니다. 반면 워마드는 남성에 대한 혐오감을 표현하는 사이트입니다. 어떤 메시지가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남성을 혐오대상으로 삼는 사이트일 뿐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왜 우리 교회를 그것도 성체를 훼손한 것인가? 우리 교회가 남성중심적이라고 여기고, 우리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성체를 모독함으로써 상처를 주기 위함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심리상태는 어떤 상태인가? 우선 표현의 조잡함, 마치 유년기 아이들이 친구들을 놀릴 때 사용하는 언어수준을 구사하는 것으로 보아 지적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남성에 대한 지나친 혐오감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아 남성으로 인한 트라우마를 가졌을 가능성, 즉 성장과정에서 성적인 폭행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즉 심리적 문제가 심각한 사람들이란 것입니다. 제가 워마드에 대한 이런 분석을 해드리는 이유는 분노한 교우 분들께서 워마드를 법적으로 처벌해야 되지 않겠는가 하시는 이야기를 듣고서 이들이 잘못한 것은 맞지만 법적인 처벌 이전에 이들이 가진 상처와 트라우마 치료가 우선이란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만약 이들을 법적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면 이들의 증세가 더 악화될 것은 물론이고 워마드를 따르는 사람들도 더 증가할 것이라 우려됩니다.

또한 워마드 지도부가 바라는 노이즈마케팅에 걸려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강력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이들을 법적으로 처벌하게 되면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용서를 해 주어야 하는 교회가 속 좁다고 하면서 여성운동하는 사람들을 자극할 수 있고, 그리 크지 않은 워마드라는 사이트를 키워주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입니다. 워마드 상황을 접하면서 떠오르는 성경이 있습니다. 예수께서 당신을 배반한 유다와 그가 데리고 온 경비병을 만나는 장면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예수께서는 당신에게 닥쳐오는 모든 일을 아시고 앞으로 나서시며 누구를 찾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들이 나자렛 사람이요 하고 대답하자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다’ 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나다 하실 때 그들은 뒷걸음질 치다가 땅에 넘어졌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나다 하지 않았느냐. 너희가 나를 찾는다면 이 사람들을 가게 내버려두어라.’ 이는 아버지께서 전에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때 시몬 베드로가 가지고 있던 칼을 뽑아 대사제의 종을 내리쳐 오른쪽 귀를 잘라버렸다. 그 종의 이름은 말코스였다. 그러자 예수께서 베드로에게 이르셨다. ‘그 칼을 칼집에 꽂아라. 아버지께서 나에게 주신 이 잔을 내가 마셔야 하지 않겠느냐?’”(요한 18, 1-11).

이 복음을 묵상하면서 주님이시라면 워마드를 어떻게 하셨을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워마드는 교회에 상처만 준 것은 아닙니다. 워마드 사태는 교회가 성체성사에 대하여 다시금 깊은 묵상을 할 기회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그동안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영성체를 하다가 이번 기회에 성체신심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단에 의해서 단련되어 온 우리 교회의 전통이 다시 살아나는 기회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다시 한 번 더 말씀드리지만 워마드는 어떤 신념을 가진 단체가 아니라 남성들에 의해 깊은 상처를 입은 트라우마 환자들의 그룹이란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따라서 그들을 위한 기도와 치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성남 신부 / 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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