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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4일 연중 제2주일
   함세웅   2015-01-14 19:26:21 , 조회 : 354 , 추천 : 50



연중 제2주일 성경말씀 묵상



제1독서:  1사무 3,3ㄴ-10.19
제2독서:  1코린 6,13ㄷ-15ㄱ.17-20
복    음:   요한 1,35-42

주님, 말씀하십시요.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오늘의 성서말씀은 소명(召命)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고유의 소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소명은 하늘이 주신 책임으로 사람이 마땅히 이행해야 할 자기 특유의 몫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성소(聖召)라고 부릅니다. 소명은 하느님의 부르심과 초대이기에 우리는 이에 마땅히 응해야 합니다. 부름과 응답은 기쁨의 관계를 유지시켜 줍니다. 그러나 만일 응답이 없거나 거절이 뒤따를 때 그 관계는 깨어지게 마련입니다. 따라서 인간은 누구나 다 하느님께로부터 불렸기에 거룩해져야 할 소명〔聖化召命〕을 지니고 있습니다. 반면 공동체와 관계된 특수성소 곧 사제성소가 있습니다.

은총을 놓치는 게으름과 자기 타산

  오늘의 제1독서와 복음은 사제성소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기원전 11세기에 이스라엘 민족은 각 부족의 연합형태로 존재했을 뿐, 통일된 나라를 형성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다양한 삶 가운데에서도 협력과 일치로 평탄한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러나 필리스티아인 등 이방인들의 침입을 당하면서 이스라엘은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러한 시련을, 이스라엘은 하느님께서 그때그때 보내신 판관과 지도자들을 통하여 잘 극복하여 살아남게 되었습니다. 2,3백여 년을 이렇게 보낸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어떤 새로운 계기가 필요했습니다. 깨어진 공동체에서 많은 이들은 실의에 빠지고, 노(老)사제는 힘이 없고, 그의 두 아들 호프니와 피느하스는 불경스럽게 사제직분을 이행하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이 가치와 방향을 잃은 채 답답하게 사는 가운데에 하느님께서 역사의 현실에 다시 개입하시는 것입니다. 어두운 시대의 반영인 엘카나의 아내 한나는 아이를 낳지 못해 무시당하며 애처로운 눈물만 흘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나의 끈질긴 기도가 하늘에 닿아 아들 하나를 낳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사무엘입니다. 기도로 얻은 자녀이기에 한나는 사무엘을 하느님의 성전에 바쳤습니다. 그래서 노사제 엘리의 사사를 받게 된 것입니다.

  사무엘은 모세 이후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가장 위대한 예언자이며 사제입니다. 사무엘은 성전에서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세 번이나 사제 엘리에게 달려갔지만 엘리는 사무엘을 부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노사제 엘리는 이 현상이 바로 하느님의 계시라는 것을 직감하고, 어린 사무엘에게 이를 일러줍니다. 비록 기력 없는 노사제이지만 하느님은 이를 통해 사무엘을 확인하고 그의 길잡이가 됩니다. 이것은 노사제를 존중하라는 교훈과 함께 노인들을   끝까지 잘 모시고 따르라는 윤리적 권고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은 스승인 엘리의 말을 따라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곧 “주님, 말씀하십시오.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 하고 응답하였습니다. 어린 사무엘은 조금도 지체치 않고 자기를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잠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달려갔습니다.

  성소는 바로 이러한 준비 태세, 무엇이든지 시키는 대로 할 수 있는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우리는 대체로 게으르며 계산적입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은총의 기회를 게으름과 약삭빠른 계산 때문에 놓칠 수 있다는 경고도 독서에 담겨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소리를 듣습니다. 말소리, 노랫소리, 비바람소리, 천둥소리, 자동차소리... 이 소리들 가운데에는 분명 하느님의 목소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차분한 마음, 하느님께 모든 것을 신뢰한 사람,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준비태세를 갖춘 사람만이 이 목소리를 감지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 각자를 부르는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즉시 “주님, 말씀하십시요. 당신 종이 듣고 있습니다.”하며 기도로 응답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감지할 때,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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