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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2월 25일 사순 제2주일
   함세웅   2015-03-01 15:39:40 , 조회 : 356 , 추천 : 62



사순 제2주일 성경말씀 묵상


  제1독서: 창세기 22,1-19           
  제2독서: 로마 8,31ㄴ-34       
  복   음: 마르코 9,2-10
      
사순절의 두 번째 언덕에서

  1.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코 1,15)- 예수님의 첫 외침입니다. 사순절 첫 주일의 복음말씀입니다. 회개는 바로구약성서 전체를 압축한, 그리고 이제까지의 삶을 최종적으로 정리한 결산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개인적으로 그리고 회사와 공동체 차원에서 언젠가 한번은 과거의 삶을 청산하고 또는 정산하고 새로 시작하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회개는 바로 과거에 대한 청산이며 인생에 대한 정산이기도 합니다. 재의 수요일에 우리가 이마에 재를 얹으며 “사람아, 너는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라” 는 창세기 3,19의 말씀을 깊이 묵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여정, 죽음을 진지하게 묵상하며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삶이 아름다운 신앙인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2. 자, 이제 부활로 향한 등산여정에서 우리는 오늘 두 번째 언덕에 올랐습니다. 지난 한 주간 그리고 열흘간의 삶을 되돌아보며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꾸준히 오르노라면 꼭 목적지에 도달한다는 희망과 신념으로 세 번째 언덕으로 향할 힘을 비축하는 은총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오늘 두 번째 언덕에서 우리는 청천벽력과 같은 사건을 만납니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외아들 이사악을 제물로 바치라고 명하셨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의 제사 얘기를 우리는 계속 반복해 들었기에 그 내용과 결론을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과 같이 무조건 하느님의 말씀을 따르기만 하면 꼭 좋은 일이 있으리라는 단순한 믿음으로 이 얘기를 이해하곤 합니다.

  3. 그러나 오늘 우리는 하느님의 이 요구에 대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또 내가 만일 아브라함이었다면 과연 하느님의 요구에 어떻게 응답했을까를 깊이 생각해야 합니다. 이 대목에서 단순한 믿음으로 수락하는 신앙인의 자세도 물론 대단한 결단이지만 그 결단을 내릴 때까지의 과정을 진지하게 되새겨야 할 필요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아브라함 처지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사악의 처지에서도 한번 깊이 되새겨보아야 합니다. 철든 아들, 건강하게 잘 성장하고 있는 아들을 무조건 데리고 산으로 올라가 하느님께 번제물로 바칠 권리가 과연 아버지에게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이 경우, 아들 이사악에게 아버지 아브라함은 믿지 못할 사람, 끔찍한 도살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사악의 처지에서 이 얘기를  다시 읽고 해석하고 고민하며 아브라함을 향해 “아니, 어떻게 아버지로서 아들을 번제물로 바칠 수 있습니까?” 하고 물음을 제기해야 합니다. 물론 아브라함의 항변과 대답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이봐요, 당신보다 내 마음이 더 아프고 쓰라려요. 내가 얼마나 고심하고 밤잠을 설쳤는지 당신이 알아요? …” 한편 하느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실 것 같습니다. “아니 너는 뭔데, 너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느냐? 너도 늘 생명을 죽이고 그것을 먹고 살지 않느냐? 네 밥상을 잘 봐, 밥, 국, 김치, 나물, 생선구이, 불고기 등 그 모든 음식은 본래 생명체였어. 식물도 동물도 모두 생명체를 지닌 귀중한 존재야. 그리고 너희의 조상들은 한 때 사람을 잡아먹기도 했어. 과거 역사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입을 가볍게 놀리면 안 돼! 결국 우주만물의 원리는 이와 같이 먹이사슬로 이루어진거야 깊이 생각해 봐!”

  4. 사순절 두 번째 언덕에서 하느님은 과연 누구이고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과연 어떠한 존재인지를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크게 고민해야 합니다. 인생의 근본문제, 인간의 존재이유를 생각합니다. 세기를 통해 모든 사상가들과 철인들이 이 문제를 안고 씨름했습니다. 우리도 오늘 이 문제를 깊이 고뇌합니다.

  제2독서 로마서에서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신데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겠는가 하며 하느님께 대한 깊은 사랑과 신뢰를 토로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사도들에게 영광스러운 당신의 변모를 보여주십니다. 고통을 넘어 죽음을 넘어 보장된 부활과 희망을 확신하며 아브라함의 제사 그 깊은 뜻을 고민하며 묵상합니다. 십자가 예수님을 바라보며 부활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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