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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안충석 루카 신부 / 서울교구 원로사목자>
   기쁨과희망   2021-02-01 16:09:19 , 조회 : 561 , 추천 : 98



  모든 종교와 진리의 가르침은 의사의 처방전과 같다. 그 처방전에는 사랑, 자비, 나눔, 용서, 이타심 등이 적혀 있는데, 대개의 추종자들은 그저 암송하기만 한다. 그러나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는 처방전은 아무 소용이 없다. 모든 육신의 병은 영혼의 치유를 위하여, ‘신이 쉼표를 넣은 곳에 마침표를 찍지 말라’(류시화)는 싸인과 같다. 처방전대로 실천하지 않으면서, 마침표를 찍으려는 정신과 마음의 건강도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예수님께서 사제들과 원로들에게 포도원의 두 아들 예화를 들려주셨다. 아버지가 일을 시키자 큰 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더니, 나중에는 생각이 바뀌어 일하러 갔고, 다른 아들은 ‘예’라고 하더니 결국 가지 않았다. 예수님께서는 이 둘 가운데 누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였냐고 묻자, 그들은 ‘맏아들’이라고 답했다. 당연하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사제들과 원로들은 요한이 가르쳐준 의로운 길을 보고도 믿지 않았고 실천하지도 않았다며 질책하신다. 그래서 하느님 나라의 몫은 그 길을 따라 살아간 세리와 창녀 같은 주변부의 사람들임을 분명히 하신다(마태 21,28-32).

이 복음 예화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같이 완전하게 되라’는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지 않는 우리 자화상을 그려 놓은 듯하다. 신부는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의 처방전, 복음 말씀을 처방해주는 영신의 의사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 신부들은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지 않는 자들이기도 하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신부 자신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 완전하심 같이 완전한 자가 되려는 완덕에 도전하지도 않고, 온전한 마음과 뜻을 다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영원한 생명을 구하는 율법교사에게 율법에 쓰인 내용을 묻자, 그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주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고 답했다. 예수님께서는 그 대답을 듣고 “옳게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다(루카 10,26-28). 생명의 진리는 단순하다. 들은 바를 그대로 실천하면 된다.

문제는 우리 자신이 이 같은 의욕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지 않는 데 있다. 우리 신부들이 도전과 노력으로 의지적으로 계획해서 실행하지 않기 때문에, 실패도 없고 경쟁도 없으니 그 어떤 변화도 있을 수 없다. 실패해서 넘어지더라도 일어날 수 있는 법인데, 넘어지지도 일어서 보지도 못한 채, 그냥 자리만 지키고 있을 뿐이다.

무엇을 위한 자리 지키기인가. ‘영원한 생명과 하느님 나라 살아 나아가기’라는 참 행복의 처방전을 들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지도 않고 말만 하면서 열심히 내 뜻 내 방식대로 산다면, 처방전을 무시하고 자기방식대로 건강을 회복하겠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의학 체계, 의사 신뢰와 처방전 실천은 전혀 다른 결과를 낳는다.

“너도 가서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


<안충석 루카 신부 / 서울교구 원로사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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