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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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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의 허파-새로운 호흡의 시작<오민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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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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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09 13:56:16 , 조회 :
2,157 , 추천 :
3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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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콘클라베에 함께 했던 동료 추기경의 조언에 가난한 이들의 성자 ‘프란치스코’라는 교황명을 정했다고 했다. 또 그는 ‘가난한 이를 위한 가난한 교회는 얼마나 좋은가’라며 취임 후 파격적인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그가 자신을 ‘교황’이 아니라, ‘로마의 주교’라 부르면서 친근한 언어로 다가왔을 때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예고편이었다. 교황의 성주간 행보도 파격이었다. 소년원을 방문해 세족례를 하면서 이슬람 소녀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추었다. 전에 없던 일이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기존 교황권의 전통을 허무는 것이었지만 교회의 개혁을 원했던 사람들에게는 희망이 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8년간 베네딕토 16세가 한 일보다 더 많은 혁신을 이루고 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개혁적인 교황이 나왔을까? 본래 추기경은 보수적이다. 그렇지 않다면 추기경이 되기 어렵다. 그런데 그 보수적인 추기경들이 모여 베르골리오를 교황으로 선출했다. 논리로 설명하기 어렵다. 한편 콘클라베 당시 베르골리오 추기경의 연설 내용이 봉인이 풀리듯 서방언론에 소개되고 있다. 그의 연설은 ‘베네딕토 시대의 청산’이었다고 한다. 베르골리오는 지난 8년간 우리 교회는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이제는 무엇인가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지구 아닌 다른 별에서 사는 듯 한 교회는 이제 다시 한 번 사람의 삶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교회가 세상에 내놓을 것은 제도가 아니라 복음이다. 하느님은 누구나 차별 없이 교회로 부르셨다. 교회의 복음은 거기에서 출발한다.
베르골리오는 콘클라베에 모인 동료 추기경들에게 가톨릭교회의 현 상황에 대해 혹독한 분석을 하면서 다
음과 같이 말했다. “교회는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와 주변부로 나가야 하는 부름을 받았습니다. 단지 지정학적인 변두리뿐만 아니라, 사람들 삶의 주변부로 나아가야 합니다”라고 하면서 그 주변부는 “죄, 고통, 불의, 무지의 신비 그리고 종교에 대한 무차별, 지적인 흐름과 모든 고난의 현장”이라고 설명했다. 교회가 밖을 지향하지 않고 기쁜 소식을 퍼트리지 못한다면 “자아도취에 빠진 병든” 교회라는 것이다. 교회 제도 내부에서 벌어졌던 악은 이러한 자기중심적이고 “신학적인 나르시시즘”에 근거하고 있다고 베르골리오는 진단했다. 바티칸은행의 금융스캔들, 바티리크스로 대표되는 음모설, 성추행사건들이 바로 그 자아도취에서 온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하였다. 베르골리오의 5분 남짓한 연설을 듣고도 ‘세상 끝에서’ 그를 불러와 교황으로 뽑은 추기경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교회의 변화를 허락한 셈이다. 변화를 위한 용기도 생겨나고 있다. 뮨헨의 맑스 추기경은 로마와 지역교회와의 관계설정에 대해, “로마에 컨트롤타워가 있는 것이 아주 중요하지만, 거만해서는 안된다”면서 비판적 입장을 비쳤다. 전에 없던 일이다(3월 27일자 <슈피겔> 온라인 참조).
하지만 프란치스코의 파격적인 언행에 보수주의자들의 저항도 만만치 않다고 언론은 전하고 있다. 한쪽 폐가 없다고 사람들은 교황의 건강을 염려했지만, 그는 나이보다 젊은 체력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한쪽을 폐를 떼어내면서 새롭게 숨을 쉬는 법을 배웠다. 가톨릭교회의 허파 역시 상처가 깊다. 성령의 힘으로 새롭게 숨을 쉬는 법을 배워야 할 때다. 지금껏 그가 보여준 징표는 새로운 호흡이었다. 믿음의 허파는 희망이다. 그 희망이 지금 누군가에는 걸림돌이 되는 아주 놀라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오민환/본 연구원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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