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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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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프란치스코를 찾아 ... <박종인 신부/예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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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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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13:46:52 , 조회 :
1,989 , 추천 :
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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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여름이 언제 지나가 버린 것일까? 세월의 빠르기하고는…. 그렇게 거침없이 지나가 버린 여름에 가장 큰 추억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브라질에서 지낸 세계청년대회라고 주저 않고 꼽겠다. 2~3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재임 시인 1983~84년의 희년 기간 동안 국제청년대회라는 이름으로 세계 청년들이 로마에 모인 것이 그 기원이다. 그 후 1987년에 세계청년대회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인 모임이 시작됐다.
내가 일하고 있는 ‘마지스 예수회 청소년 센터’에서 이 행사에 함께 갈 젊은이들을 모집했고 내가 인솔자가 되어 참석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이 행사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낯선 것에 대한 동경과 여행하기를 즐기는 개인적 취향, 그곳에 가면 유럽에서 함께 공부했던 남미 예수회원들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었다. 그리고 같은 수도회의 형제이면서 남미 출신으로는 최초로 교황으로 선출된 프란치스코(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였다.
교황을 본다는 것은 특별한 체험이 될 수 있다지만, 굳이 시간을 내가면서 ‘로마의 주교’를 만나려는 사람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은 좀 달랐다. 그가 보고 싶었던 것이다. 선출 이후 반년 동안, 교황의 횡보는 줄곧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 주었고, 그것은 예수회가 내게 가르쳐 준 삶의 방식을 실천적으로 드러내 보여 주는 모습이었기에 그를 만나면 매우 기쁠 것이라 기대했던 것이다. 나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대회의 주 행사장인 리오의 코파카바나 해변과 거리에서 세 번이나 코앞에서 볼 수 있었다. 그는 브라질과 그곳을 방문한 유력자들을 만나기보다 소외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을 방문하거나 거리에 모인 인파들과 삼종기도를 함께 바치는 일정으로, 현장에서 생생하게 사람들과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 주셨다.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대부분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겠지만 교황을 개인적으로 만나 사진도 찍고, 교회에 대해, 세계정세에 대해, 특별히 한반도의 현안에 대해서 이야기를 못 나눴다는 점이다.
코파카바나에서 있었던 7월 28일 세계청년대회 폐막미사는 개인적으로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었다. 300만 명 넘는 인파가 코파카바나 해변을 모래알처럼 메우고 있었다. 우천으로 인해 갑작스럽게 폐막미사 장소가 바뀌고 각 나라 참가자들에게 예약되었던 구역이 사라져 버렸다. 경계가 사라져 버린 해변에서 수많은 인파가 행복하게 미사를 봉헌했다. 교황 주례 미사를 공동 집전하기 위해 새벽같이 나섰던 나는 두 시간 넘도록 꼬박 서서 미사를 봉헌하였지만 오히려 그것이 날 행복하게 해줬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적이 경계를 허물라는 메시지로 들렸기 때문이다. 자기 자리를 보전하지 말고 현장으로 나서서 가난한 이들과 이방인들을 위해, 세계 평화를 위해 함께 일하자는 그의 초대에 기꺼이 응답하겠다고 다짐한 순간이었다.
<박종인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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