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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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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서로 심판하지 않기 ... <박종인 신부/예수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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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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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11 16:24:47 , 조회 :
1,883 , 추천 :
3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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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신자들이 무서워 미사도 함부로 못 드리는 세상이 된 걸까? 부조리하게 흘러가는 세상에 불편함을 호소하고 정화를 요청하는 의견이 옳지 않다고 외치는 일군의 신자들이, 언제부터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를 방해하는 세상이 된 걸까?
지난 2월 3일 전국의 수도자들과 사제들이 서울 예수회센터에 모여 봉헌한 시국미사에, 나름대로 나라를 수호하고자 하는 천주교 신자들(일명, 대한민국수호천주교신자모임)이 난입하여 소란을 피웠다. 강론이 시작될 무렵, 몇몇 신자들이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이를 제지하려는 신자들과 말싸움이 일어났다. 나는 미사 분위기가 그런 소란으로 깨질까봐 말싸움을 하는 신자들에게 정중히 성당 밖으로 나가 주시길 청했다. 그 와중에 잠시 멱살을 잡혔다. 이 가십거리를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 기자들의 성화에 나 역시 성당 밖으로 밀려 나갈 뻔했다. 그때 나는 그들에 대한 미움보다는 미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의 무지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그동안 진행되어 온 시국미사를 지속적으로 방해하는 일련의 움직임에 대해 개인적으로 심히 우려하는 것은 다양한 의견과 그 표출방식의 다양성이 존중되지 않는 우리 사회의 폭력적인 양상이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마태 7,1). 누군가를 심판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일을 벌이는 이들에 대해 도덕적 평가를 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이 하는 일을 보고 그들에게 나쁜 사람이라거나 부정직한 사람이라는 딱지를 달지 않는 것이다. 이런 마음을 견지할 때, 소통의 가능성이 열린다. 계속 누군가를 평가하고 있다면 그들은 만날 수 없는 평행선으로 내달리게 된다.
결국 다양한 사고와 의견이 오가도록 해주는 것이 건강한 사회의 필수적 배경이라 하겠다. 여기서 서로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 경청하는 것은 제일 우선이다. 시국미사를 하고 있다면 어떤 연유로 그와 같은 모임이 형성되었는지 무엇을 요청하는지를 볼 일이지, 입 다물라하고 그곳에 모인 사람들을 불순분자, ‘종북’이라고 낙인찍어서는 안 된다. ‘애국’ 신자들도 그들끼리 미사를 봉헌할 수 있다. 부디 좀 그랬으면 좋겠다. 가서 방해도 평가도 하지 않을 테니.
우리나라가 이미 민주사회인데 어찌 정부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느냐 하는 이들은 부디 이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 민주사회라면 당연히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남의 의견을 그르다거나 그만 두라고 외치는 이들은 사실상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 땅의 모든 사제들에게 열려 있는 비정형화된 모임이다. 정의에 대한 갈망을 아픔의 현장에서 함께 나누는 방식을 택한 사제들이다. 물론 이들만이 이 땅의 사제들은 아니다. 이와는 다른 고유의 방식으로 정의를 실천하는 사제들이 있다. 신자들 역시 마찬가지이다. 누군가의 입을 틀어막으려 드는 것은 그들 안에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정작 맞서야 할 것은 의견이 다른 이가 아니라 자신 안에 도사린 두려움이며, 그것이 내가 싸워야 할 대상이다. 그러니 서로 미워하지 않기로 하자.
<박종인 신부/예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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