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쁨과희망' 후원회원에게 보내는 메세지입니다.
|
|
 |
 |
 |
 |
순교자들을 기리며 기도합니다. -광화문에서의 시복미사는 재고해야 합니다- <함세웅 신부/본연구원 원장> |
 |
 |
|
기쁨과희망
|
2014-06-13 16:14:37 , 조회 :
1,710 , 추천 :
327 |
|
|
|
|
8월에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124위 순교자 시복미사를 광화문에서 봉헌할 예정입니다. 저는 요한 바오로 2세의 1984년과 1989년 두 번에 걸친 한국 방문 뒤에 과연 무엇이 남았는가를 깊이 성찰하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분들과 함께 순교자들을 생각했습니다. 교황님의 이번 방한은 순교의 참 의미를 깊이 되새기고 그 삶을 재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합니다.
부산의 김정수 신부님 등 몇 분의 사제들은 순교자들의 삶을 ‘아프다’, ‘배고프다’, ‘목마르다’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저는 이 제안을 듣고 순교를 시대적 관점에서 늘 새롭게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세월호 희생자들과 연계하여 묵상했습니다. 세월호 희생자 중에는 학생 이외에 일반 승객들도 120여 명이 계셨습니다. 그 가족들 중 한 분이 “방송과 신문은 모두 청소년, 학생들 위주로 보도하고 있어 이해하면서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저희 가족들도 함께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습니다.
저는 이 보도를 들으면서 미소한 사람을 기억하고 그들을 모시는 것이 바로 주님을 모시는 것이라는 마태오복음 25장의 말씀을 떠올리며 묵상했습니다. 그리고 200여 년 전에 순교하신 우리 순교자들을 생각하면서 그분들의 아픔과 죽음을 묵상했습니다. “아! 그렇구나. 억울하게 목숨을 빼앗기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셨던 우리 순교자들, 그분들의 아픔을 더욱 구체적으로 묵상해야겠구나!” 하고 다짐했습니다.
권력에 짓밟히고 모두에게 경시 당하셨던 순교자들, 이 분들의 후손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입니다. 그렇다면 그 분들을 기리는 가장 아름다운 방법은 오늘 이 땅에서 소외되고 매 맞고 고통당하고 있는 우리의 벗들을 찾아가 껴안고 보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온 세계가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교황님을 모시고 미사를 봉헌하니 참으로 감격스럽고 가슴 뭉클한 일입니다. 그러나 “아니! 토요일 대낮에 광화문 네거리를 봉쇄한 채 20여 만 명의 가톨릭 신자들이 잔치를 펼치는데 도대체 그것이 무엇인가?”라고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제시한 사람들만 참석할 수 있다고 합니다. 부끄럽고 안타깝습니다. 세계 그 어디에서도 이러한 사례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광화문에서의 시복미사는 중세 교회의 개선주의 그리고 봉사보다는 군림하는 교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반영하기도 합니다.
남북의 일치와 화해를 염원하며 순교자들과 아픔을 겪고 있는 분들을 기리며 북녘 땅을 향한 상징적 장소에서 시복미사를 봉헌 했으면 합니다. 이것이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름과 삶과 정신에 적합한 그리고 순교자들을 드높이는 더욱 아름답고 경건한 미사입니다.
순교자들을 기리며 하느님께 기도드립니다. 들어 허락해주소서. 아멘.
<함세웅 신부/본연구원 원장>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