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죽어야만 산다는 것을 ...... (김영애 / 데레사)
   기쁨과희망   2007-11-28 11:56:58 , 조회 : 3,112 , 추천 : 492

한 해 동안 농부들의 손놀림이 바삐 움직이던 들녘엔 곡식단들이 하나 둘 실려 나가고 앞산이 훤히 보이는 붉게 물든 들녘에 철새들이 날아와 떨어진 낱알로 푸근한 잔치를 벌이고 있다. 곱게 물든 단풍과 맑고 높은 늦가을의 정취가 신선함을 더해주고 있는 11월 위령성월의 마지막 주간을 보내면서, 모든 피조물은 마지막 순간에 가장 화사한 빛을 발하고 있음을 잠시 음미해 본다.

우리 자신의 마지막 순간에 모든 것을 놓고 빈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얼마나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일인가? 자연현상 속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은 그 의미와 목적이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살기 위해서 철저히 죽어야 하는 너무나 당연한 법칙이 말이다.

대선을 앞두고 국민들은 상식을 벗어난 후보들의 난립과 이합집산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당연시 돼왔던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선거풍토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을 야기하고 있고, 최후까지 살아남기 위해 온갖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
선거운동의 가장 핵심이 되어야 하는 정책공약은 더 이상 후보를 선택하는 데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선거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지만 언론에서 흘리는 정보는 후보들의 면면을 이해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국민들은 “내가 어떻게 할 것이다”보다 “상대방은 저런 사람이다”는 네거티브선거운동에 익숙해져 버린 지 오래다. 대통령이 당선되더라도 국가 지도자로서 어떻게 국민들에게 존경심과 신뢰를 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동안 몸담았던 집단의 신뢰와 가치를 헌신짝처럼 벗어던지는 후보들의 일탈은 이미 예고된 지 오래다. 내가 쟁취한 권력과 힘을 정당화하기 위해 몸담았던 집단을 파괴하는 괴이한 현상은 역사의 진실과 과정을 외면하는 파렴치한 정치문화를 잉태하기에 충분한 것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 상대방을 죽여야 하는 생물정치의 끝이 이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뿐인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던 간에 성공하면 다 정당화 될 수 있다고 하는 성공우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한 풍토 위에 한국정치는 새로운 뿌리를 내리려 하고 있다.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순국선열들과 독립운동가들은 죽음으로써 겨레와 민족을 살리는 숭고한 정신을 보여주었지만 현대정치는 성공하는 정치 외에는 “다 죽는다”는 것 외에 보여준 것이 무엇인가?

성공한 여당도 패배한 야당도 국민들에겐 다 필요한 것이다.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들만 있을 수도, 패배한 사람들만 있을 수도 없지 않은가? 정치적인 목적과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러한 것을 국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스며들게 하는 학습과정은 더욱 중요함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누가 더 나은 후보냐”의 기준으로 순국선열의 독립정신과 4.19 혁명정신 그리고 6.10 민주항쟁과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을 수 있는 인권의 정통성을 지닌 후보, 그리고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하고 헌신성 있는 지도자를 발굴하는 데 역점을 두어야 할 것이다.

올 대선은 그러한 의미에서 새 역사를 이끌어 갈 지도자를 키워내는 산실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영애·데레사/ 인천교구 강화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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