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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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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물러서니...<조영숙 마리미카엘라/수원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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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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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18 16:15:19 , 조회 :
1,647 , 추천 :
3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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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만에 만난 타 본당 자매의 예뻐졌다는 인사에 살며시 웃어 보인다. 요사이 주변의 지인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참 평안해 보인다는 말이다. 속으로 ‘이제야 제대로 된 그리스도인이 된 것’이라고 답하며 웃는다.
세례성사를 받고 한 달만에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 좋겠다는 (교육학을 했다는 이유로) 신부님의 권유로 봉사를 시작했다. 처음 시작은 두 베드로와 두 바오로가 포진한(?) 중학교 일학년 교리교사였다. 복사까지 하는 개구쟁이들과 씨름을 하면서도 일찍 예수님을 만난 녀석들이 부러웠고, 새롭게 배워가는 교리와 신앙생활에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이 개구쟁이들이 신학교에 들어가고, 교리교사가 되었다고 찾아와 조언을 구할 때는 보람도 컸다.
말씀봉사도 하게 되어 성경을 몇 번씩 읽고 성가를 반복하며 부르다가 성가대도 하게 되었다. 미사가 끝나면 신자들이 하는 칭찬에 실수하지 않으려고 더 열심히 연습해야 했다. 군종교구 봉사에 성경봉사, 신학원 졸업 후엔 교회 내에서 하는 일이 너무 많아져 힘에 부쳤다. 앞만 보고 치닫던 신앙생활이 갑작스런 어머니의 죽음으로 되돌아 보게 되었다. 성당일에 매여서 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고 딸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자책에 울어야 했다.
마음의 병 탓인지 몸도 아프면서 휴식시간이 주어져 깊은 성찰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신앙생활이, 봉사자로써의 삶이 항상 바쁘고 힘겨웠던 것은 내 안에 문제가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내 만족에 완벽을 추구하였고 주위 신자들이나 사목자에게 부족하다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항상 무리수를 두고 무사히 끝나면 형식적인 감사를 드린 듯하다. 이런 모습에 질시 아닌 질시와 억울한 소리를 듣기도 하였다. 자기가 좋아하는 봉사만 한다느니, 교만 하다느니… 다 내려 놓고 조용히 있으니 ‘나 없이 잘 되나 보자는 심보’란다. 아름답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자기 뜻대로 판단하는 이들 때문에 억울해서 잠 못 이루는 밤이 많아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받은 달란트에 맞는 듯해서 한 봉사인데….
해결점을 성경 안에서 찾게 되었다. ‘주님을 위한 일’을 한다고 부산히 움직이는 마르타보다 주님의 의중을 헤아리고 주님 곁에 머물렀던 마리아를 이해하게 되었다. ‘…마음에 새겨 두고 기다리신’ 성모님의 겸손과 지혜에서 답을 얻는다. 노여움보다 측은함에 기도 지향이 바뀌고 하늘을 향해 미소 지을 수 있게 되었다. 깊은 상실감과 받아들이기 어려운 억울함을 불평하기보다는 다른 대안이 있으리라는 믿음과 침묵으로 성경 안으로 들어갔다. 한 걸음 물러서니 더 뚜렷이 참 그리스도인으로 가는 길이 보인다. 주님의 마음을 읽고 ‘주님의 일’을 하는 신앙인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소망하며.
“나는 날마다 그 분의 즐거움이었고 그 분 안에서 뛰놀았어라”(잠언 8;30).
<조영숙 마리미카엘라/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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