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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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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게 그리고 꼭 -<남영동 1985>를 보고<조영숙 미카엘라/수원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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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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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13 14:54:23 , 조회 :
1,540 , 추천 :
3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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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가을 비가 내리는 대한문 앞에서 약자들(쌍용차 해고 노동자, 용산 참사희생자 가족, 재능교육 해고자, 4대강, 제주 강정마을)을 생각하는 거리 미사 후 영화를 보러 갔다. 이 영화로 인해 가슴앓이를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언제나 죄 없는 이를 죄인으로 몰아갈 때는 때리기부터 하는 모양이다. 죄 없는 예수님께 채찍질을 가하듯이, 가족과 단란히 지내는 이를 데려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구타하며 죄를 고백하란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 또 다른 죄 없는 이를 죄인으로 고변하라고 구타를 넘어 고문을 한다. 고문 기술자는 인간의 의학적 한계까지 진단해 가며 극악한 고문을 하고, 다른 이들은 그것을 흉내 내기도 하고, 자신의 개인적 분풀이로 학대하는 모습은 눈뜨고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이성을 상실한 인간의 잔인한 모습, 자신의 출세를 위해, 헛된 망상의 애국심으로 악귀가 되어 버린 이들의 모습은 평범한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악귀를 두렵게 하는 이는 바로 극한 고문으로 거짓 진술서를 작성하고도 진실을 당당히 따지며, 고문에 의한 거짓을 밝히는 주인공의 모습이었다. 편하게 세상과 타협하는 우리에게 경종이 되는 듯하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 반공을 넘어 멸공교육을 받았다. 지구상에 유일하게 60년 넘는 세월, 휴전 상태인 우리는 전쟁의 위협을 느끼며 살도록 교육되어 왔다. 나는 어린 시절 무장공비나 간첩사건을 접하면 군인가족이었음에도 두려움에 혼자 잘 수가 없었다. 무조건 반공이요, 멸공이었다. 남한에 살면서 북한을 찬양하는 이들을 이해할 수도 없었고 전후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았다. 진실이 호도되어도 알 수 없는 세월을 살았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란다. 그런데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기본적인 알 권리조차 갖지 못했다. 올바르게 전달해 주지 않는 매스미디어, 오락이나 흥미위주의 방송은 국민을 어리석고 체념하게 만든다. 국민들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이들이 고통, 고문을 당하고 죽어 갔는가를 알지 못한다.
2012년 1월 셋째 날, 혹독한 추위 속에서 보낸 이가 <남영동 1985>의 주인공, 민주주의자 김근태 상임고문이다. 극한 상황 속에서도 민주화를 위한 믿음과 희망을 가지고 정직과 진실로 살았던 민주주의자. 영화로 다 표현되지는 않았지만 그분의 삶이 전해져 오래도록 가슴이 저리고 몸도 아팠다. 조작된 사건인지도 모르고 그분을 받아들이지 못했음에 미안했다. 철없이 개인적인 안위와 행복을 위해 보낸 시간들이 부끄러웠다. 그래도 진정한 민주주의를 세우고자 희생하신 여러 선구자들에게 늦게나마 감사를 드린다.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한 이들의 명예회복이 되는 세상, 진실이 바르게 전달되며 약자들도 소외되지 않는 세상, 불편한 진실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대선에 투표를 ‘바르게 그리고 꼭’ 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참여하자. 오로지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정할 것이다” (고 김근태 고문).
<조영숙 미카엘라/수원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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