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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이슈와 일상의 물음 속에서 시대의 징표를 읽어내려는 우리들의 생각을 모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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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의 지도자 ... <장유진 수산나/수원 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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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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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16 14:08:30 , 조회 :
2,099 , 추천 :
3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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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매서운 추위가 옷깃을 여미게 하는 겨울이다. 남들은 시국미사다, 시위다 해서 대한문으로 모이는데,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남의 일인양 집안에만 있던 나는 딸과 함께 서울시립 미술관에서 하는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덕수궁 돌담길, 시립 미술관 앞, 사람들은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고 매표소 앞, 미술관 입장을 위한 줄은 길기만 하다. 관람을 마치고 나오는 길. 그제야 대한문 앞의 비닐 천막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도 서명운동이 한창이다. 마음으로 응원만 했지 서명을 한 적도 없는 소심한 나였다. 서명을 하고 있는데, 거기 계신 분이 딸에게 ‘비정규직 없는 일터’라고 적힌 뺏지 두 개를 건넨다. 응원하는 말 한마디 건넬 자신이 없어 목례만 하고 가던 길을 갔다.
2012년은 정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던 해였다. 선거 전에도 모이면 삼삼오오 정치에 대해 이야기 했고, 선거가 끝난 후에는 더 열띠게 이야기했다. 안중근 의사를 거론하며 동북아시아의 평화는 도대체 이제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냐며 세계평화에 대해서 걱정했고, 우리나라에 경제 말고 다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냐며 물질만능주의를 탓했다. 마무리로는 이런 이야기를 해도 잡혀가지 않는 세상에 사는 우리는 행복한 것이라며 우스갯소리로 헛웃음을 짓는다.
쌍용자동차 사태가 처음 벌어졌을 때 내 생각 역시 재벌노동자들의 투정이라고 생각했다. 대기업에 취직해 본 적도 없고, 그저 서너명이 있는. 많아 봐야 10명 내외인 사무실에서 직장생활을 한다. 사무실이 잘 운영될 때는 회사의 운영자가 직원들이 그만둘까 전전긍긍하고 요즘처럼 불경기일 때는 직원들이 사장님 비위를 맞추느라 여념이 없다. 그런 입장에서 봤을 때 대기업의 노동자들은 부러울 것 없어 보였다. 같은 노동자임에도 급이 다르다고 생각했다. 시기심도 작용해서 여태까지 누렸으면 되지 않았나 하는 부족한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월급이 3개월이 밀려보니 돈의 소중함과 궁핍함이 어떤 것인지 몸으로 느껴졌다. 월급이 밀릴 줄 모르고 사용한 신용카드대금, 아이들의 학원비. 자존감은 현저히 떨어졌다. 괜히 미안하고, 오죽하면 월급을 밀리나 싶어서 월급 독촉하기도 어려웠다. 다행히 밀린 급여를 받고 나니 그간의 궁핍함은 해소되었다. 3개월의 궁핍함이 해고자들과 비할 것은 아니지만 경험해보니 마음이 전과 같지 않았다.
경험은 그렇게 소중한 것이다. 책으로, 이론상으로 아는 것과 경험으로 아는 것은 다르다. 겉으로하는 말은 같을 수 있으나 속마음이 달랐다. 사소한 경험이라도 그래서 소중한 것이다. 내 마음이 진심이 된 것이다.
부정적으로 생각하던 후보가 당선되었다. 마음은 씁쓸했지만 지지율이 50%가 넘었다. 나와 다른 생각의 정책들도 있었고, 나와 같은 생각의 정책들도 있었다. 입에 발린 말로 대중의 인기를 얻기보다 틀린 것은 고쳐가며 바른 것은 지켜가며 임기를 채우기 바란다. 정책에서 보여 줬듯이, 선거운동에서 온화한 미소를 서민들에게 보여 주었듯이 진심의 진정한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
<장유진 수산나/수원 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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