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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포와봉사(Kerygma et Diakonia)'는 사제들을 위한 강론길잡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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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 제7권 - 통권 제42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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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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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09 11:29:28 , 조회 :
2,154 , 추천 :
3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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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해의 「강론 길잡이」를 마무리하며
신부님들께 강론 원고를 부탁하면 기쁜 일도 있고 힘든 일도 있습니다. 흔쾌히 수락하면 저희는 매우 기쁘고 비록 정중하더라도 거절을 당하면 난감합니다. 그러면서 실무자와 저는 여러 신부님들께 계속 청을 드립니다. 신부님들께서 자원하시면 더욱 좋고 그렇지 않으면 집필할 분들을 추천 해주십사 이 지면을 통해 청합니다.
올해는 을사늑약 100주년, 해방 60주년 등 묘하게 역사적으로 큰 사건의 의미를 안고 지내는 해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난 8월 12일에 한용운 스님의 이름으로 제정된 제9회 만해 실천부문상을 받았습니다. 사제가 이런 상을 받는 것은 뭐랄까, 어쨌든 사제적 삶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어쩔 수 없이 나도 그 중 하나가 되는구나하며 조금은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상 수여 주체가 불교법인이었고 특히 만해 한용운 스님의 정신을 기리는 것이었기에 기쁘게 수락했습니다. 3개월 전에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에 그동안 만해 스님에 관한 책을 열심히 읽으려 했지만 고은 선생의 평전 하나만 일별했을 뿐 제대로 읽지도 못했습니다.
다만 만해 스님은 묘하게도 1879년 안중근 의사와 같은 해에 태어나셨고, 1905년 나라를 빼앗겼던 바로 그 해에 출가하셔서 스님이 되셨다.
만해 스님은 불교의 대중화와 실천화를 위해 고민하시면서 또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워야 된다는 확신 속에서 공부도 하시고 투신하신 그야말로 이론과 실천을 겸비하신 분이셨습니다. 중국, 러시아 등지에서 독립군과 함께 일하시며 큰 계획도 세우시고 또 일본에 건너가 불교를 더 깊이 연구하신 학문적으로도 출중하신 분입니다. 우리는 그분을 보통 3·1독립운동 33인 중의 한 분, ‘님의 침묵’의 저자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만해 스님은 참으로 20세기 불교계의 혁신가였고 무엇보다도 체계적으로 문학을 전공하지 않으신 분이 현대문학계, 특히 한국 시단에 우뚝 선 금자탑으로 실천 문인의 귀감으로 추앙받는 뛰어난 분입니다.
그 당시 우리 가톨릭은 프랑스 선교사들의 사목 하에 있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안중근 의사와 같은 기적적 인물 외에 그 누구도 감히 조국 독립, 가톨릭의 대중화, 민족과 함께하는 교회 등을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은 삶을 살았던 때였습니다. 그런데 만해 스님은 스스로 민족과 함께 하는 결단을 내리시면서 일제의 퇴치와 조국 해방을 위해서 전심전력하시고 또한 불교권으로부터는 마치 이단처럼 취급받으면서도 산 속의 불교가 도시속의 불교, 법당의 불교가 대중속의 불교가 되어야 한다고 외치셨으니 참으로 우리네의 예언자를 연상시킵니다.
만해는 참으로 선구자, 선각자셨습니다. 때문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모형으로 해 설립된 실천불교승가회의 사실상 주보는 만해 한용운 스님인 셈입니다. 어려웠던 시절, 참으로 살벌하고 무서웠던 박정희 유신독재시절과 그리고 그 하수인격인 전두환, 노태우 등 군부 독재 때에 자유, 인권, 민주화 그리고 민족통일 등 인간의 기본권과 국민으로서의 주체성을 지니며 산다는 것은 그 자체가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뒤늦게 깨달았지만 독일의 요한네스 메츠 신부는 그리스도인 삶을 특히 주님을 기억하는 미사를 ‘위험한 기억’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에 대한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에 대한 기억은 그분의 십자가 죽음에 대한 진지한 기억이기에 그것을 재현하고 따르겠다는 결단으로 참으로 위험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위험한 일을 아무 위험도 감지하지 못한 채 기억하고 있으니 예수님께 대한 우리의 기억은 이론적 또는 관념적 기억은 아닌가 하고 반성도 합니다. 주님께 대한 실천적 기억은 참으로 두렵고 때로는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기회에 불교단체가 그래도 천주교의 상징인 사제에게 그것도 정의구현 30여년의 삶을 인지하고 확인해 준 것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에 대한 찬양일 뿐 아니라 가톨릭에 대한 공개적 확인으로 저는 해석하면서 이 상을 기쁘게 받았습니다.
또한 시대를 고민하고 함께했던 의로운 청년, 학생, 시민들과 우리 모든 교우들 그리고 사랑하는 수도자들 무엇보다도 우리 신부님들을 생각하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사제단 설립의 계기를 마련해 주신 지학순 주교님을 기리면서 이 상을 받았습니다.
자기 자신의 얘기는 결국 자기 자랑이 되게 마련이지만 그래도 신부님들께서는 이 글을 읽으신 후 만해 스님과 안중근의사 그리고 우리 민족의 삶을 더 깊이 고민하시고 진지하게 생각하시리라 확신하면서 보고 드립니다. 제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열매를 거두시기를 염원하며 인사드립니다.
2005년 9월 순교자의 달에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가족들과 함께
함 세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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