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포와봉사(Kerygma et Diakonia)'는 사제들을 위한 강론길잡이입니다. 
 |
|

 |
 |
 |
 |
<나>해 제2권-통권 44권 - 밤새워 지키는 파수꾼, 시대의 예언자 |
 |
 |
|
기쁨과희망
|
2006-07-10 10:29:54 , 조회 :
2,609 , 추천 :
365 |
|
 |
나_제2권(44)_차례.hwp (19.5 KB), Download : 90 나_제2권(44).hwp (428.0 KB), Download : 122 |
밤새워 지키는 파수꾼, 시대의 예언자
-개(犬)의 교훈-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이렇게 일상의 언어로 신부님들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특히 새해 첫날의 미사 제1독서 민수기의 말씀인 사제의 축복기도를 반복하여 묵상합니다. “야훼께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며 너희를 지켜주시고, 야훼께서 웃으시며 너희를 귀엽게 보아주시고, 야훼께서 너희를 고이 보시어 평화를 주시기를 빈다”(민수 6,24-26).
올해는 병술년, 개의 해입니다. 개의 역사를 다 알지 못하지만 극히 상식적 차원에서 이해한다면 개는 사람과 정이 통한다고 할까, 어쨌든 가장 가까운 동물로 사람의 사랑을 받고 사람에게 충직한 동물입니다. 개와 관련된 이야기는 참으로 많습니다. 더구나 우리는 보신탕이라 하여 개고기를 먹기도 하고, 특히 돌아가신 노기남 주교님은 너무나 보신탕을 좋아하셔서 견진때 본당을 방문하면 으레 보신탕 잔치를 벌였기에 동네 개들이 미리 눈치 채고 다 도망갔다는 농담까지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렇겠지만 신학교시절 여름에 두어번 정도 보신탕이 나오니 신학생들은 자동적으로 먹게 되고 보신탕을 먹지 못하는 사람들은 닭고기 등 다른 국을 마신 것으로 기억됩니다.
1988년 서울 올립픽을 전후로 영국 등 애완견 국가들이 보신탕을 먹는 한국을 야만국이라 하여 한때 보신탕업이 수난을 당해 그 뒤부터는 영양탕, 보양탕이란 새 이름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로마 유학시절 한국에서 개를 먹는다는 소식을 들은 친구 신학생들이 우리를 야만인이라고 지적하길래, 나는 당시 한국에서 먹는 개는 애완견이 아니고 식용견이 따로 있다고 구차하게 변명하면서 여기 이태리에서는 말고기를 먹지 않는냐, 한국에서는 말고기는 보통 먹지 않는다고 설명한 적이 있습니다.
서구문화의 선진성은 대단합니다. 사실, 나는 미국 도로변에 사슴, 곰 등에 관한 표지판을 보면서 동물을 애호하는 그들의 열성에 놀라곤 합니다. 그러나 한편 이라크를 비롯하여 세계 곳곳에서 미국이 주도적으로 전쟁을 일으켜 사람을 무더기로 살상하는 이 야만적 행위에 대해서는 묵묵하고 있는 모순을 직시하면서 동물 사랑도 아름답지만 그보다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람을 보호해야 하지 않느냐! 하면서 미국인들에게 직언도 했습니다.
이것이 어디 미국만의 모순이겠습니까? 우리 자신 그리고 우리 교회공동체도 정의와 사랑을 힘차게 외치고 있지만 사실 많은 경우에 우리는 정의와 사랑에 어긋나는 일을 많이 하고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하지 않습니까? 7,80년대 박정희 유신독재와 전두환 신군부독재 때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그 불의한 정권에 맞서 증언한 것은 대단했었는데, 오늘날 교회 내의 비리와 부정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고 있는가라고 지적을 받을 때에는 더욱 부끄럽고 할 말이 없습니다.
2006년 올해는 1976년 이른바 “3,1절명동사건” 30주년을 맞는 해로 이미 그 해 가톨릭과 개신교가 일치주간을 맞이해 1월 23일에 “원주선언”을 발표했고 이러한 사건으로 신현봉 신부님과 문정현 신부님 그리고 저는 목사님들과 함께 구속되어 2년 가까이 감옥에서 살았었습니다. 그리고 김승훈 신부님, 김택암, 안충석, 양 홍, 장덕필 신부 등이 조사받고 불구속 기소 또는 기소유예가 되기도 했습니다.
1심재판 6개월 동안 참으로 많은 것을 배웠고 2심부터는 우리 사제들도 재판 요령을 알아 법정에서 성서, 교부, 공의회의 가르침 등 교회공동체의 사회적 원리를 조리 있게 설파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구속된 11명 중 70세가 넘어 제일 연세가 많으신 윤반웅 목사님은 서슴지 않고 박정희 일당, 박정희 도당이라고 무섭게 표현하시어 저희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윤반웅 복사님의 증언 중 제게 감동을 준 말씀이 있습니다. 바로 개에 관한 말씀이었습니다.
“보초라는 것들은 모두 앞 못보는 소경이요,
집 지킨다는 개들은
짖지도 못하는 벙어리,
드러누워 공상이나 하다가 졸기가 일쑤구나”(이사 56,10).
예언자는 바로 시대의 어둠을 향해 끊임없이 짖어대는 개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사와 사제는 바로 이 세상과 사람들을 지키는 하느님의 충견이어야 합니다. 밤에 잠들지 않고 도둑을 지키는 개, 그가 바로 예언자라는 것입니다. 윤 목사님은 이 말씀에 따라 정의를 외쳤을 뿐이라고 법정에서 당당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몇 해 전에 외롭게 돌아가신 윤반웅 목사님을 기리며 병술년, 개의 해에 우리가 모두 하느님의 집을 지키는 충실한 개의 역할을 하도록 다짐합니다.
시대를 고민했던 청년 사제
김대건 순교 160주년
올해는 또한 김대건 성인 사제(1821.8.21-1846.9.16) 순교 16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1836년 15세에 최방지거, 최양업과 함께 사제가 되기 위해 만주벌판을 거쳐 마카오로 떠났던 소년, 가장 큰 나라로 여겼던 청나라가 아편전쟁(1840-1842)으로 영국에 패해 무릎꿇는 비참한 장면을 지켜보면서 굳게 닫힌 조국 땅을 바라보며 가슴아파했던 청년 김대건, 조국이 잠에서 깨어나도록 불철주야 뛰며 복음을 전하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순교자 김대건 사제는 참으로 시대를 껴안고 시대를 고민하며 살았던 깨어 있는 신앙인, 예언자였습니다.
만 25세의 청년 사제 김대건이 오늘날 우리 겨레에게 주는 교훈은 과연 무엇입니까? 갈라진 북녘땅이 바로 김대건 사제가 넘나들던 복음의 통로였습니다. 막힌 길을 뚫고 평화와 일치를 위해 우리는 북녘동포들을 생각하고 그들을 도와야 합니다. 깨어 살았던 김대건 사제의 예언적 소명을 되새깁니다.
순교자는 바로 시대를 지키는 파수꾼, 예언자입니다. 순교는 자신의 모든 삶을 바친 철저한 봉헌으로 성체의 신비를 가장 장엄하게 드러내는 가시적 징표입니다. 순교자, 예언자, 성체의 신비를 연계하여 올해 우리는 밤중에도 깨어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 정의와 진리를 지키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신부님들의 건투를 빌며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새해를 앞두고
기쁨과희망사목연구원 가족들과 함께
함 세 웅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