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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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적인 사명이 아닌데…! <방인이(로베르토) 신부 / 메리놀외방전교회>
   기쁨과희망   2019-11-06 14:03:27 , 조회 : 412 , 추천 : 53




올해 휴가 때 동생 부부와 함께 지내면서 동생 처의 대학졸업 50년 후 제작한 회고 기념앨범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50년이 지난 지금 ‘모든 사람이 그 당시 기대했던 대로 모두 이루어졌는가’라는 질문에 나름대로 긍정적인 대답을 한 사람도 많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기대는 인생의 양념입니다. 어렸을 때 우리는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꿈을 꾸고, 많은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은 걱정이 많습니다.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사실이 이해는 되지만 안타깝고 슬픈 현실입니다. 그러나 믿음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우리가 성공하기 위하여 부르신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여 충실히 살아가게 하려고 부르셨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더라도 다른 길을 찾아보고, 용기를 가져야 도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사람의 됨됨이가 우선시 되어야 하지만 사회가 그렇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 않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는 기능주의적인 요소를 중시하고, 무엇을 해야만 인간이고 출세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행복해질 수 있다고 부추기고 유혹합니다.  

몇 십 년 전 미국 사회에서 신부의 사제직이라는 직책을 기능적인 것으로만 보는 사제들이 있었습니다. 많은 사제가 교회 안에서 사목활동 외에 다른 많은 직책을 맡고 있어서 그렇게 생각하기가 쉬웠을 것입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hyphenated priests가 많아졌습니다. 신부가 교수, 행정, 연구, 저자,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많은 활동을 합니다. 물론 교회는 분명하게 사제의 생활이 기능적인 것이 아니고 존재론적인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모든 일에 올바른 지향을 두고 하느님의 뜻을 행하는 것이 사제의 소임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개신교 목사들의 직무가 주로 기능적인 성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우리 사제들 중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평신도들도 이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평신도들도 보편 사제직에 참여합니다. 사제직은 세례를 받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사명입니다. 하지만, 이 사제직은 사제들과 똑같이 기능주의적인 직무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교회 안에서 미사에 참여하고, 기도, 봉사하며, 교무금을 내는 것이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습니다. 우리는 파트타임 제자가 아니라 24시간 제자입니다. 수도자와 성직자와 평신도들도 이러한 면에서는 똑같은 것입니다.

평신도들도 가정생활을 할 때나, 일할 때, 장볼 때, 놀 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릴 때와 같이 날마다 일상적으로 하는 일은 신앙의 사명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평신도들도 사제들과 마찬가지로 행하는 모든 일이 존재론적 사제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우월한 존재가 아닌 평등한 존재로 예수님을 입었다는 것입니다. 신부의 사제직과 평신도들의 보편 사제직도 존재론적인 사명이고 신학적 표현으로 ontological이라고 합니다. 본질적으로 예수님을 입었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우리 교회의 가르침인데도 의식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이와 같은 믿음을 갖게 되면 신앙생활이 달라질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평신도들은 그리스도께 봉헌되고 성령으로 도유된 사람들로서 놀랍게도 언제나 그들 안에서 성령의 더욱 풍부한 열매를 맺도록 부름을 받고, 또 가르침을 받는다. 그들의 모든 일, 기도, 사도직 활동, 부부생활, 가정생활, 일상 노동, 심신의 휴식은, 성령 안에서 행하며...”(가톨릭교리서 901).

“누구든지 그리스도를 믿으면 새 사람이 됩니다. 낡은 것은 사라지고 새 것이 나타났습니다”(2코린 5,17).



<방인이(로베르토) 신부 / 메리놀외방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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