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천주교회는 불친절해…
   방인이 신부   2006-05-15 11:06:25 , 조회 : 2,785 , 추천 : 483



우리 성당 근처에 파출소가 있다. 파출소 앞에 큰 게시판이 있어서 가끔 지나는 길에 쳐다보곤 한다. 주로 주민들에게 알리는 글을 크게 써서 붙여놓는데 그 글을 읽고 몇 번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혹시 몸이 불편하신 노인이 계시면 파출소에 들어오셔서 차량봉사를 부탁하셔도 좋습니다. 가능한 한 성의껏 봉사해 드리겠습니다.” 몇 달 후에는 이런 글도 적혀 있었다. “부득이 화장실이 필요하신 분은 들어오셔서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경찰이나 파출소라고 하면 되도록 멀리하고 가까이 하기를 꺼려하던 곳인데, 변해도 이렇게까지 좋게 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어떤 희망을 갖게 되었다. 파출소가 한가한 곳에 위치해 있기도 하고 파출소장이 봉사정신이 많아서 그런 공고를 하는지 모르겠지만… 요즘 많은 사람들은 경찰이 친절해지고 부정한 돈도 잘 받지 않는다는 말들을 한다.

나는 우체국에도 자주 가는 편인데 그곳의 직원들도 아주 친절하게 우표까지 봉투에 붙여주는 것을 많이 보았다. 그 외에 상점은 말할 것도 없고 병원 등 모든 분야에서 전보다 훨씬 친절하게 사람들을 대하는 것을 느낀다.

성당의 직원들은 교회의 얼굴이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무뚝뚝하거나 불친절하다는 말을 듣는다. 신부님들 역시 불친절하다는 말을 직원들 못지 않게 듣고 있다. 어떤 신자들은 교회 직원이나 수녀님과 신부님들에게 상처받고 교회에 안 나가는 경우도 있다. 신자들이 우리 신부님은 “무섭다”는 말도 한다. 신부님이 무섭다는 말은 참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다. 공무원을 비롯하여 사회 각 분야에서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변화되고 있는데 교회는 별 움직임이 없는 것 같다.

몇 년 전부터 “섬기는 지도자” (servant leader)란 단어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백만 개 이상의 사이트가 나올 정도이다. 기업, 사회, 정치, 학계나 또 다른 영역에서 “섬기는 지도자상”(servant leadership)에 대한 교육을 지도급에 있는 사람들에게 하고 있다. 개신교 단체에서도 그 개념을 많이 도입하고 있지만 천주교 계통에서는 그 용어가 생소하기도 하다.

예수님은 “섬기는 지도자”(servant leader)로 삶을 사셨다. 교회는 성목요일에 신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예절을 통해 예수님의 삶을 본받으려 하지만 제대로 실천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섬김을 받으러 오시지 않고 사람을 섬기러 오셨다”는 예수의 가르침에서 우리 교회가 너무 멀리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봉사의 정신을 이 사회가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요란하게 사용하고 이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다는데 대해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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