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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제의 忠告
   김병상 몬시뇰   2006-05-15 14:21:24 , 조회 : 2,828 , 추천 : 413



내가 사제가 된 후 평소에 존경하던 어떤 노인 신부님께 인사하러 갔다. 신부님께 “사제 생활을 시작하는 저에게 오랜 경험에 비추어 좋은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다. 그 노인 신부님은 잠시 시간을 두고 생각하시더니 천천히, 낮은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글쎄 내가 사제로서 뭘 잘 산 것이 있어야 도움이 될 만한 말을 해주지… 참 부끄럽네… 글쎄 그래도 꼭 한마디 하라면 평소에 가슴에 담고 조금 노력한 것이라고 할까……”

“한 사제가 일생을 사제로서 살아가면서 참으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그런 가운데서도 이따금 거리를 두고 만나게 되는 사람이 많지만 아침, 저녁으로 만나게 되는 식간 아줌마, 사무장, 수녀님 등이 있지. 이렇게 자주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사제생활 모두를, 즉 겉과 속을 노출시키고 사는 상태라고 할 수 있지. 따라서 이들에게 비춰진 사제의 모습이 사제로 살아가는 나의 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어. 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기는 어렵겠지만 그래도 실망이나 비난을 받지 않는 사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더러 하면서 살았네.”

“이렇게 사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지. 사랑이나 성실한 삶의 자세가 없으면 안 되겠지.가끔 그리고 거리를 두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강론이나 다른 모습으로 인기를 얻는 것은 도리어 더 쉬운 일이겠지. 우리는 대부분 그런 인기를 얻으며 살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 그러나 그런 사제의 인기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이 없고, 성실한 태도로 일하지 않으면 오래지 않아 사제 본인과 신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되겠지.”

내가 30년 넘게 사제생활을 해오면서 이따금 이 노 사제님의 말씀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고 그러한 것이 나의 삶에 조금이나마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흔히 우리는 가까이 지내는 성당 직원들에게는 그들의 말을 들어주려는 마음자세나 대화 하려는 노력도 없고, 특히 그들을 위해 무엇을 배려해주는 마음도 부족하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지들에게도 만남이나 대화 노력도 적고 무관하게 지내서 사제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가끔 주변을 보면 가정 밖에서는 친구나 이웃들에게는 인기를 얻으면서도 집에 들어오면 가까운 가족이나 친지들에게는 불신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도 멀리 있고 이따금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으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삶의 자리에서 성실하게 노력하는 모습이 더 중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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