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은총의 사순시기를 지내며
   이의정 신부   2007-03-08 10:09:26 , 조회 : 2,947 , 추천 : 404



단식재, 금육재를 지키고 머리에 재를 얹으며 사순시기를 시작했다. 더 깨끗한 마음으로 사순절을 맞이하고 싶어 고해성사를 보았다. 내게 좀 더 나아져야 할 것이 무엇인가? 그 중 하나는 인터넷 바둑에 대한 애착을 끊어버리는 것이다. 벌써 수 년 동안 끊었다 빠지기를 몇 번씩 반복해 왔다. 절제하며 게임을 즐기지 못하고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빠져들어 밤늦게까지 하게 되어 다음날 일정에 영향을 끼친 적도 있다. 영혼도 혼탁해진다. 그러니 절제할 줄 모른다면 끊는 것이 최선이라 이번에도 프로그램을 지워버렸다. 언제 다시 시작할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애착을 끊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 대신 가끔 산책과 테니스 등을 통해 건강 관리를 하고 잠을 잘 자며 하루 일과를 더욱 조화롭게 지내려 한다.

한 가지 좀 더 바뀐 부분이 있다면 이메일과 문자, 전화 등 홍보 수단을 더 잘 사용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에는 이메일이나 문자가 왔을 때 좀 미루거나 답을 하지 않거나 했었는데 요즘은 가급적 즉시 응답을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한 달 정도를 지내다 보니 첨단 통신 수단을 통해 이웃과 서로 나눌 것이 참 많다는 것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나눔이 서로간의 사랑과 일치를 자라게 한다는 것을 깊이 느끼게 된다. 때로는 문자가 직접 목소리를 듣는 것보다 더 나을 때도 있다. 젊은이들이 많은 쓰는 문자를 기성 세대도 잘 활용한다면 큰 기쁨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는 첨단 홍보 매체 시대 속에서 살고 있다. 많은 이들이 빨리 변화되어 가는 홍보 수단을 잘 따라가지는 못한다. 또 홍보 수단이 사회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도 우리가 들어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단들을 잘 사용한다면 오히려 어두운 세상에 빛과 전망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예수님과 사도 바오로께서도 현시대에 사신다면 분명히 최첨단 홍보 수단을 최대한 이용해 복음을 전했을 것이다.

홍보 매체를 잘 사용하려고 노력하는 요즘은 매일 할 일이 많고, 아니 사랑할 순간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인터넷 바둑에 대한 애착은 멀어져 갔다. 그러면서 깨달은 것은 악습은 하지 말아야지 하며 안 하려고 투쟁하기보다 형제를 사랑하고자 노력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악습에서 멀어지고 하느님과의 일치를 맛보며 기쁨 속에 지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사순시기를 지내며 하느님께서 내게 주신 은총이다.

<이의정 신부 / 대전교구 판암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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