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audium et Spes Pastoral Institute *
 
                 
 




 

 


   

인도 성지순례......(연제식 신부)
   기쁨과희망   2008-02-12 09:58:16 , 조회 : 3,054 , 추천 : 401



정토회 법륜스님과 함께하는 인도 성지순례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서”를 280명의 불자와 함께 15일간 다녀왔다. 모두가 이어폰을 귀에 꽂고 열 대의 버스에서 함께 스님의 설명을 들으며 부처님의 10대 성지를 순례하는 수행이요 피정이었다. <대발해>의 작가 김홍신 씨도 함께 했다.

첫날 콜카타에서 마더 테레사의 집도 보고 힌두사원을 참배하는 너무너무 긴 행렬을 보았다. 밤에는 달려드는 모기떼, 낮에는 달려드는 거지떼, 뒤엉킨 쓰레기와 먼지, 소와 개와 염소와 사람과 차량과 자전거와 릭샤, 죽음처럼 잠든 채 길거리에 널브러진 사람들을 보았다. 사바세상에 넘치는 고해의 물결……. 생사고락, 성주괴공, 불구부정……. 콜카타는 반야심경 그 자체였다.

밤 열차를 타고 삼 층 침대에 침낭을 뒤집어쓰고 밤새워 도착한 바라나시는 힌두성지로 흐르는 강에 목욕하고 화장한 시신을 버리며 그 물을 성수처럼 플라스틱병에 담아가는 곳이었다. 그래도 릭샤를 타고 가는 기분은 환상적이었다. 우리는 주로 인도 북부에 있는 부처님 성지를 돌았는데 부처님에 6년 고행하시던 전정각산이 있는 둥게스와리에는 스님이 세우신 수자타 아카데미가 있었다. 이곳은 불가촉천민이 사는 동네로 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와 병원이 있는데 온전히 젊음을 바쳐 봉사하는 한국 정토회원들의 헌신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부처님이 6년 고행으로도 깨달음을 얻지 못하자 이것이 올바른 수행이 아님을 아시고 수자타라는 소녀가 공양하는 죽 한 그릇에 힘을 얻어 강을 건너 보리수 아래 명상 수행으로 깨우치신 부다가야도 그리 멀지 않다.

우리는 늘 새벽 서너 시에 기상해서 출발했는데 밤 10시나 11시에 숙소에 도착하면 조별로 밥을 해서 저녁을 먹고 또다시 전기밥솥에 밥을 해 놨다가 기상과 동시에 밥통째 차에 싣고 출발했다. 차에서 이어폰을 통해 함께 아침 예불 올리고 법문을 듣고 잠이 들다가 차를 세워 소변을 보면 여자는 왼쪽, 남자는 오른쪽에 가서 적당히 볼일 보고 또 출발한다.

가다가 성지에 도착하면 배낭 위에 가사를 두르고 탑을 세 바퀴 돌며 참배하고 깔판을 깔고 조별로 앉아 예불하고 절하고 명상하고 그곳에서 일어난 일과 부처님 하시는 말씀이 나오는 경전의 내용을 함께 독송하였다. 삼사십 분 독송하다 보면 마치 갈릴래아 호숫가를 예수님과 함께 걷는 기분으로 부처님의 현존과 내재를 체험하게 된다.

이번 성지순례는 내 삶에 너무도 귀한 은총이었다. 부처님이 고행하는 곳에서는 감기에 걸려 목이 아파 말도 못하고 부처님이 춘다의 공양을 받고 피똥을 싸며 걸어가 열반에 드신 곳에서는 나도 설사를 했다. 그분이 명상하신 곳에서는 나도 삼매에 들었고 그분이 교화하신 곳에서는 나도 자비심으로 충만했다. 나에게 부처님은 예수님보다 50년 먼저 오신 또 다른 예수님이었다.

<연제식 신부 / 청주교구 은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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