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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출신이겠지요 ...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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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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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07 14:48:38 , 조회 :
1,930 , 추천 :
3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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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 안에 성미술, 혹은 전례미술은 주문과 제작은 물론 유지 및 보수에서도 비단 경제적 문제 외에 많은 난제가 산재되어 있다.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아직 이 분야에 후진성을 탈피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힘 있는 주인이 자주 바뀌는 우리 교회 사정은 자못 심각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교회미술, 종교미술, 성미술, 전례미술. 그리스도교미술, 성물 등으로 언급되는 교회미술의 용어를 보더라도 참으로 혼란스럽다. 가톨릭 매스컴은 물론 소위 이 분야의 논문을 쓰는 학자들까지 개념정리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것을 목격하게 된다.한걸음 더 나아가 우리 교회 안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규범과 원칙이 없는 혼란스러움은 도를 넘어, 때로는 경제적으로, 영적으로 개인과 공동체가 받는 피해와 손실이 막대하다.
이 문제에 대해 분명한 지침을 제시하지 못하는 교회 당국자들의 책임은 차치하고,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례미술은 성당 건축 시에도 예산 자체에 아예 포함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공사가 다 끝나가는 시점에 가서 적당히 물색하려는 것이 통례이다. 이는 우리 교회가 아직도 전례미술을 교회 건축의 장식이나 인테리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잘 반영하고 있다. 신앙의 상징적 역할을 담당하는 시각예술의 중요성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전문성이 결여된 작가의 등용 혹은 그 반대로 전문성을 철저히 무시하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본다. 어차피 작가의 손을 거치게 되는 일이기에 작가의 선택과 작업 내용의 선별은 더 없이 중요하다. 그 선택의 기준은 열심하고 고분고분하며 말 잘 듣는 작가도 아니고 무조건 싸게 만드는 작가도, 작가의 유명세도 아니다. 오로지 ‘작품의 예술성’에 첫 번째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작품의 예술성’을 분별하는 제도적 기준과 장치가 설정되어야 하고 이는 담당 사목자와 양심 있는 전문가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진지한 예술성이 곧 종교성을 드러내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물론 예술성이 뛰어나고 신앙심이 두텁고 돈 욕심이 적은 인격적 품위를 지닌 작가라면 최상의 조건이 되겠지만 그 일이 어찌 그리 쉽게 되겠는가? 열심히 한 재단사가 만든 양복이 거룩한 양복이 아니듯이 성직자 수도자인 작가가 만든 작품이라고 무조건 성물이 되는 것이 아니다. 무조건 싼 가격, 깎아주는 선심 작가도 이 원칙에서 결코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종교예술은 그 시대 사람들의 신앙의 숨결과 문화의 향기가 살아 숨 쉬는 종교문화의 꽃이다. 살아 있는 그 어느 꽃이 밉고 추한 꽃이 있을까마는 꽃은 있어야 할 곳에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하는 곳에서 만이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다. 하물며 생명이 없는 조화를 꽃으로 착각하며 정신없이 살아가는 오늘 우리의 모습이 전례미술에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그냥 그대로 그게 우리의 자화상’이란 자조적 넋두리로 치부해 보지만 인체비례는 물론 종교적 감성과는 거리가 먼 온갖 성상들이 즐비한 곳을 보고 타교파 신도들이 우상숭배 운운하는 것도 나무랄 수만은 없다고 본다. 일전에 어느 시인에게 -용감한 해병용사들을 폄하하는 뜻은 아니지만- “요즘 본당마다 제대 전면에 해병대 구호 같이 ‘…하자!! 하자!’ 붉은 글자를 보면 정신이 아득해 진다”고 했더니 그는 입가에 웃음꽃을 피우며 “신부님, 아마도 본당 신부님이 ‘해병대 출신이겠지’요” 하고 응수를 한다.
조광호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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