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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에 대해 의심해보지 않는 것도 죄’라고… (황상근 신부/인천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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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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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14 14:15:56 , 조회 :
1,810 , 추천 :
3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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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친척 노인 신부님을 자주 방문하였습니다. 그 분은 ‘신학교 규칙대로 사제 생활을 하면 성인 신부가 된다’고 해서 40년 동안 그렇게 살아오셨다고 했습니다. 매일 5시 반에 성당에 들어가시고 낮에도 정한 시간에 모든 일을 제쳐두고 성체 조배를 하셨습니다. 그 외 영적 독서도 하시고 본당 사목일도 열심히 하셨습니다. 밤 10시에는 취침을 하시는 등 철저한 규칙생활을 하셨습니다. 성인 신부 되시려는 좋은 지향과 규칙에 따라 열심히 생활하시는 그 신부님을 존경했습니다. 2차 공의회 전까지만 해도 신학교 생활지침서에는 이런 글도 있었습니다. ‘규칙 안에 생활하는 사람은 하느님 안에 사는 것이다.’ 나도 이 말이 좋은 말이고 열심히 실천해야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시대에는 교회가 영혼 구하는 일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구원을 가로막는 죄에 대해 많이 언급했고, 잘못되지 않기 위해 많은 법과 규정에 따라 살아가게 하였습니다. 요즘은 가끔 그 시대에 사제 생활을 하였더라면 그 교리와 그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좁고 편협하게 살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 이 시대에 태어났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 노인 신부님은 오랜 세월 많은 노력과 열성으로 규칙 안에 생활하였습니다. 그 많은 규칙생활 노력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누구를 위한 삶인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서품 후 몇 년 지나지 않아 사목연수를 위해 필리핀에 갔습니다. 그때 스페인 노인 신부님이 윤리 신학을 강의하셨는데 놀라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신은 오랫동안 신학생들에게 강의를 하였는데 지금은 많은 후회가 되고 마음이 아프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이 당시 율법학자들을 철저히 비판하셨는데 자신도 율법학자들처럼 복음, 사랑 대신에 사람을 얽어매고 좁게 만드는 법과 규정, 형식을 가르쳤다고 했습니다.
유명한 불란서 주교님은 ‘자신은 신약의 복음을 따라 살기보다는 율법 중심으로 사는 구약의 신앙인으로 살아왔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은 넓고 깊은 사랑을 강조하시고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라고 하셨는데 율법의 틀 안에서 살아왔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믿는 진리에 대해 의심해보지 않는 것도 죄악이다.’ 곰곰이 되 새겨 보아야 할 말입니다. 위의 주교님이나 신부님들의 삶을 보면서 이 말에 수긍이 됩니다.
영어에서는 ‘제의 방 신부’라는 말들을 흔히 합니다. 신부의 사목이 미사봉헌하고 성사를 집행하는 것에만 머무를 때 붙여진 말입니다. 미사와 성사집행 모두 열심히 해야 하지만 사람들에 대한 사랑실천도 없고, 사회에 대한 관심이나 의식이 없을 때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교회 장상들도 사회문제에 많이 참여하는 것에는 비판하지만 ‘제의 방 신부’에 대해서나, 또 사회에 관심이 없는 것도 문제인데 그런 점에 대해서는 별 언급이 없습니다.
진리가 여러분을 자유롭게 할 것입니다(요한 8,31). 법에 의한 행동보다는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사랑을 찾아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체면이나 규정보다 하느님 앞에 책임 있는 성숙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황상근 신부/인천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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