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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 신부로 살기....(백남해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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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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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2 10:01:14 , 조회 :
3,092 , 추천 :
4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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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여러 번 다녀온 지라 아는 얼굴들이 제법 있었습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제가 이번에 3·15의 화신, 4·19의 횃불 ‘김주열 열사추모사업회’ 회장을 맡게 되었습니다”하자, 연세가 그득하신 평양의 신자 한 분이, 당신도 김주열 열사를 잘 아신다며 김 열사가 돌아가실 때의 상황을 이야기 하셨습니다.
감격에 찬 목소리로 “리승만 독재의 하수인들이 땅크를 몰고 민중들을 향해 다가오자. 김주열 열사가 앞으로 나서서 웃옷을 찢으며 ‘자, 나를 밟고 지나가라!’라고 하자, 악독한 경찰들이 최루탄을 쏘았단 말입니다”하는 것입니다. 저는 많이 놀랐습니다. 북에서 김주열 열사를 잘 알고 있다는데 놀랐고, 그 내용이 너무 과장된 것에 놀랐습니다. 어쨌든 기분은 좋았습니다.
지난 3월 마산에서 3·15, 4·19관련 행사가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1960년 4월혁명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분이 하는 이야기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야기인즉슨 “김주열이가 무슨 열사고, 밥 묵다가 파자마 바람으로 데모 구경하다가 죽었제. 그기 무슨 열사고!” 너무 놀란 ‘김주열 열사추모사업회’ 관계자들이 즉각 항의하고 법적 조치를 취하는 중입니다. 또한, 근대사학자들의 세미나를 통하여 열사의 행적에 대한 오해를 바로잡고, 4월혁명의 단순 가담자가 아니라 주체로써의 열사의 모습을 재조명해냈습니다.
위의 예에서 보듯 한 가지 사건도 지역과 사람, 이해관계에 따라서 크나큰 인식 차이를 보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시작되면서 한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떠들어 댑니다.
여러 가지 의미를 가진 말일 것입니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뒤에 하는 행위를 보면 10년 동안 잃어버렸던 자신들의 사익을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요즘 시쳇말로, 경상도 한나라당 국물 조금 튄 사람들은 물 만났습니다. 기관에서 주는 각종 위원회부터 단체까지 감투란 감투는 다 쓰고 아주 신수가 훤해졌습니다.
뭐 그럴 수도 있지요. 10년간이나 각종 위원회나 단체에서 배제 되었다면… 배제 되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눈여겨보면 10년 20년 전의 그 사람이 그 사람입니다. 전혀 바뀌지를 않았습니다. 민주당에 푹 박혀있던 인사들 몇 명만 백수가 되고 그만입니다. 즉,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이었고 중앙부처 장관이 누구누구로 바뀌었던 말았던 경상도에서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경상도에서 한나라당은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조금 덜 해먹은 10년’이었던 것입니다. 경상도에서 한나라당은 정권에 관계없이 언제나 힘 있는 여당입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시절에 정권의 잘못을 꾸짖으면 아주 참된 신부였습니다. 그 신부가 이명박 정권의 잘못을 지적하면 빨갱이 신부가 되어버립니다. 경상도에서는 신부 생활이 아주 외줄 타기 서커스 같습니다.
<백남해 신부 / 마산교구 진해시종합사회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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