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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풀이와 신앙생활 ......(홍성남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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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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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2-07 13:38:29 , 조회 :
3,326 , 추천 :
5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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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성당의 중고등부 주일학교 아이가 예수님은 공산당원이냐고 묻더랍니다. 나자로처럼 거지같이 살아야 천당에 가고 부자들은 다 지옥에 가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이 꼭 그렇게 들린다는 것입니다. 사실 어떻게 들으면 그런 이분법적인 생각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말씀은 사회적 모순인 나누지 않는 삶에 대한 경고, 즉 마음의 건강함과 병적인 것에 대한 말씀이지 공산주의식의 사회혁명론적인 말씀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건강한 마음, 건강한 영혼이란 어떤 마음을 말하는 것일까요? 영성심리에서는 몸의 건강함과 마음의 건강함은 유사성을 갖는다고 합니다. 몸이 건강한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신학교 철학교수였던 백민관 신부님께서 정의를 내리길 ‘삼쾌’라고 하셨습니다. 쾌변, 쾌면, 쾌식이라고 말입니다. 옛날 농경시대 어른들이 사윗감을 고를 때에도 이 세 가지를 보았다고 합니다. 남의 집에 가서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는 사람들은 참으로 건강한 몸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하지요. 이와 마찬가지로 마음이 건강한 사람들도 삼쾌를 가진다고 합니다. 쾌변은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는 것, 즉 억지로 삭히지 않는 것이고 쾌면은 스스로를 들볶지 않고 잘 쉬는 것이고 쾌식은 사람을 가리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이렇게 건강한 마음을 가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음에 한이 적어야 한다고 합니다. 사람은 성장을 하면서 그때그때 충족해야 할 욕구들이 있습니다. 예컨대 어린 시절에는 충분한 사랑과 부모의 용돈, 사춘기에는 친구들의 우정과 이성 친구와의 교제, 청년기에는 적절한 이상의 충족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성장을 하면서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 마음에 한이 형성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전문용어로 미해결 욕구라고 합니다.
한이 형성 되면 사람에게 어떤 현상이 나타날까요? 첫째로 아주 답답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마치 배수관의 한부분이 막히면 전체가 다 원활한 소통이 안 되는 것처럼 마음도 꽉 막힌 상태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입니다. 둘째는 무슨 일을 하여도 자꾸만 일이 꼬입니다. 마음이 늘 싱숭생숭한 상태, 마치 변비에 걸린 상태처럼 되어서 일을 제대로 보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셋째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땡전 한 푼 쓰지 않고 그저 끌어 모으기만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돈독이 올랐다고 하지만 사실 돈에 대한 한이 풀리지 않으면 그런 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주윤발이란 중국배우가 그랬다고 하지요. 타지도 않는 벤츠를 여러 대나 구입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어린 시절 너무나 차를 갖고 싶었던 마음이 풀리지를 않아서 그렇다고 하더랍니다. 넷째로 한이 많으면 그 영혼이 무거워서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가 어렵다고 하지요. 소위 원혼들이란 이 한 덩어리가 무거워서 승천을 하지 못한 사람들의 혼이라고 하지요.
그럼 이 미해결 욕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말 중에 한풀이란 말이 있습니다만 그 한을 풀어 주어야 합니다. 즉 미해결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하는 신앙생활이란 내 마음의 한을 잘 풀어가기 위해서 주님께 의탁하고 기도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 / 서울교구 가좌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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