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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2주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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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근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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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15 10:58:01 , 조회 :
1,901 , 추천 :
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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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정권 시절에 국방부 장관에 현석호 라는 분이 있었다. 이 분은 5·16군사 쿠데타에 의해 하루아침에 감옥에 갇히고 말았다. 현석호 씨는 한순간에 갑자기 변한 자신의 처지와 감옥에서의 체험을 아래와 같이 이야기하였다. “어제 밤에도 헌병들이 자신을 호위했는데, 새벽이 되니 헌병들이 감옥에 있는 자신을 감시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분은 일제시대에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해방된 후 재무장관을 하는 등 출세의 길을 걸어왔다. 그런데 국방장관으로 있던 당시 쿠데타를 일으킨 자신의 부하 군인에게 잡혀 감옥에 갇힌 몸이 되었다. 자신의 지위뿐 아니라 정부까지 쿠데타 군인들에게 넘어갔으니 심한 분노와 배신감, 그리고 절망에 빠져 있었다. 자신은 지식이나 배경, 경력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앞길이 훤하다고 생각했었는데….하루아침에 죄인의 몸으로 좁고 차디찬 감방에 갇혀 있는 자신이 믿어지지 않았다. 인생이 이렇게 허무한 것인가! 세상에 참으로 믿을 것이 있는가! 등 인생의 근본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재물과 명예와 권력에서 벗어나 사막과 같은 외롭고 쓸쓸한 감옥에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하느님을 받아드릴 마음이 준비되고 있었다.
성서에 별 관심이 없던 자신의 마음이 서서히 성서말씀을 받아들이기 시작했고 열심히 읽게 되었다. 요한복음에서 “나는 길이요, 진리며, 생명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읽을 때 무릎을 치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그리고 감옥에 온 것은 하느님께서 이런 진리를 깨닫게 하시려고 부르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성서말씀이 생명의 말씀으로 받아들여졌고, 예수님이 주님이시라고 믿게 되었다. 감옥에서 나온 후 교리 공부를 하여 세례를 받고 교리연구소를 세워 많은 옛 동지를 찾아다니며 하느님의 자녀로 끌어들였다. 정치계에서 그를 다시 오도록 이끌었지만 그는 단호하게 거절하고 다만 하느님의 진리를 전파하는 데 남은 삶을 바치겠다고 하였다. 그리고 세상 떠날 때까지 노쇠한 몸을 이끌고 진리를 실천하고 전파하였다.
프랑스의 유명한 영성가인 루이 에블리는 오늘 성서 말씀인 “예수의 영광스러운 변모”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데리고 한적한 곳에 가서 조용히 기도하셨다. 매일 분주하고 습관적으로 하던 일 속에서 제자들을 가르치시는 것으로는 별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셨다. 별 의식 없이 타성적으로 흐르기 쉽기 때문에 조용한 곳에 가서 자신을 만나고 하느님을 만나도록 이끌어 주고 싶었다.
예수님의 의도대로 제자들은 밤에 산속에서 기도하며 예수님을 새롭게 보게 되고, 예언자들에 대해서도 깊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기뻐서 베드로 사도는 그곳에 계속 머물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사순절은 특히 우리의 고통스럽고 쓸쓸하게 느끼는 삶에서 사막 체험을 하며 자신과 하느님을 만나려고 노력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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