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미국 군인이 전쟁 중에 부상을 당하여 한쪽 팔을 잃었다. 그는 곧 제대를 하여 고향에 돌아왔다. 그러나 한 손을 잃었기 때문에 전에 하던 식당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거의 그의 방에서 지내며 잘린 팔을 바라보고는 한숨을 쉬고 눈물을 흘리곤 하였다.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사람들과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 전에는 교회에도 열심히 나갔었지만 교회도 가지 않고 하느님과도 마음이 멀어졌다. 팔을 잃은 것이 슬픈 일이지만 절망 속에서 자신의 인생을 포기한 것이 더욱 안쓰러워 보였다. 책을 거의 읽지 않았는데 하루는 우연히 책을 뒤적이다가 마음을 닿는 글을 읽게 되었다.
그는 다시 곰곰이 그 글을 읽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이미 없어진 팔을 하루에도 수없이 쳐다보며 절망 속에 있는 자신을 새롭게 발견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다른 힘 있는 손과 강하게 뛰고 있는 심장, 건장한 몸을 보며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였다. 하루는 장애자들의 모임에 초대를 받았다. 참석하고 싶지 않았지만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참석하였다. 그곳에 가보니 두 발이 없는 사람, 두 눈이 없는 사람, 자신보다 장애가 심한 사람들을 보았는데 의외로 표정이 밝았다.
그들의 심한 장애와 활기 있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너무 방 안에서 한숨만 쉬며 어둡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 그는 불우한 장애자들과 만나는 삶을 살다가 전문적인 상담원이 되었다. 얼마 후 그 분야에서는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고 보람 있고 활기찬 삶을 살게 되었다.
“어둠 속을 헤매는 백성이 큰 빛을 볼 것입니다. 캄캄한 땅에 사는 사람들에게 빛이 비쳐 올 것입니다”(이사9.1).
예수님은 죽음에서 새 생명으로, 절망 속에서 희망으로 부활하셨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죽음이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생명이 있고, 절망 안에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상이군인은 삶의 의욕을 잃고 어둠 속을 헤매고 있었지만 좋은 말씀과 불우한 사람들과의 사랑을 통해 기적처럼 변화되어 부활한 삶을 살게 되었다. 우리도 이 사람처럼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을 잃은 것처럼 희망을 잃고 어둡게 또 생기 없이 살아갈 때가 있다. 내세울 능력도, 가진 것도 없어 실패한 인생같이 느껴지고 절망감에 빠질 때도 있다.
죽음과 절망에서 부활하신 예수님 축일을 맞이하여 우리에게도 부활의 은총을 주시기를 기도합시다. 또한 이 사회의 어둡고 그늘진 곳에 사는 불우한 사람들을 위해서도 기도 중에 기억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