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성숙한 신앙 - 관점이 확장되어야....(하유설 신부) |
 |
 |
|
기쁨과희망
|
2010-06-15 16:14:51 , 조회 :
1,934 , 추천 :
348 |
|
|
|
|
|
1969년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는 파란 눈을 지닌 외국인이었고, 그래서 늘 시선을 끄는 존재였다. 어느 날 한 어린
아이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파 란 눈으로 세상을 보면 어떻게 보이나요?” 나는 그때 그 질문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다른 사람의 시각으로 보는 세상은 어떨까?
한국에서 나는 미국 중심의 민족주의 관점을 버리고 한국인의 시각을 가져야 하는 도전을 받으며 살고 있다.
또한 한국사회가 처한 당면문제들 속에서 한국 사람들과 더불어 더 넓은 시각을 가지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다.
1980년대 수원교구 성남시의 가난한 동네에 살며 노동사목과 빈민사목을 했다. 매일 노동자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비참한 노동조건을 알게 되었고 그들의 시각을 통해서 보기 시작하면서 노동자의 관점을 지니게 되었다.
1990년대 말 호주제폐지운동을 접하면서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관점을 성찰하며 파트너십의 관점을 배우게
되었다. 2000년대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확장반대운동을 통해 평화에 대한 관점을 확장할 수 있었다.
2010년 현재 나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4대강이 처한 위험을 보면서 모든 피조물의 생명을 살리는 생태적 관점을
가지도록 노력하고 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끊임없이 새롭고 더 넓은 관점을 가지도록 부르심을 받고 있다.
6월 27일의 복음(루카9,54-56절)을 보면 제자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는 사마리아인을 ‘불살라 버릴까요?’라고
말했다.그러나 예수님은 사마리아인들을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제자들을 꾸짖으셨다. 예수님은 사마리아인들의
시각에서 볼 수 있었기에 그들을 비난하지 않았던 것이다. 가난한 과부의 헌금(마르12,41-44절) 이야기에서 예수님은
부자보다 훨씬 더 큰 희생을 감수하는 과부의 입장을 헤아리시며 가난한 과부의 시각에서 보았다.
이렇듯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관점,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의 관점을 취하시며 우리를 더욱 넓은
관점으로 이끌어 주신다. 성숙한 사람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하고 넓은 시각으로 자기도취를 줄이고 사랑과 연민을
확장하는 능력이다. 어린아이들은 처음에 자기중심적이나 점차 주변 환경을 접하면서, 곧 가족, 학교, 이웃을 발견
하게 된다. 그리고 계속 성장해 가면서 더 넓은 민족 중심적 관점, 즉 자신의 나라와 민족 그리고 종교적인 관점을
가지게 된다. 마침내 더 나아가서는 세계 중심적 관점을 취하게 되는데, 이는 다른 나라와 다른 민족, 다른 종교들
그리고 모든 피조물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폭넓게 확장되는 것이다.
산상설교(마태오5장)는 대단히 폭넓은 관점을 가지셨던 예수님의 가르침을 명확하게 보여준다. 상식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내적 행복을 찾는 새로운 관점으로 우리의 시각을 넓혀 주신다. 이제 새로운 눈으로 복음서를 읽어보라!
‘우리의 자기도취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의 시각에서세상을 바라보며 연민과 사랑을 가지고 응답하라’는
부르심을 새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유설 신부 / 메리놀 외방 전교회>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