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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바 바베 아쉬람에서......(안충석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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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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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4 10:18:03 , 조회 :
1,895 , 추천 :
3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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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도 영성순례 중에 비노바 바베 아쉬람(빠우나르)을 둘러볼 수 있었다. 그의 영성과 혁명의 산실인 비노바 바베 아쉬람은 담강 한 쪽 언덕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비노바바베가 기거한 방은 검소하고 단순하여 마치 간디의 방과도 같았다. 그는 힌두교도였는데도 그의 방 앞 복도에는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걸려 있었다. 그 앞에서 자기 자신을 모두 내어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묵상하셨을 비노바 바베가 연상되었다. 마치 비노바 바베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인도가 독립하면 맨 먼저 인도 국기를 게양할 사람”이라고 간디가 극찬했던 것에 걸맞게 비노바 바베는 인도인의 마음을 흔드는 위대한 정신적 지도자이자 사회개혁가였다. 비노바 바베는 “사랑과 사상만큼 강한 힘을 가진 것은 없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지식이 아닌 사랑이며 진실한 가슴과 행함에서 보여주는 감동이다”라고 사랑의 언어를 설파했고 또한 삶 안에서 비폭력을 실천하고 영성을 추구해 나갔다.
‘제2의 간디’로 불리는 인도의 영성운동가 비노바 바베(1895-1982년)는 13년 동안 인도 전역을 맨발로 걸었다. 그는 걷고 또 걸으며 가난한 이웃에게 땅을 나누어 주라고 지주들에게 호소했다.
“도둑질은 범죄이지만, 많은 돈을 쌓아놓는 것은 도둑을 만들어 내는 더 큰 도둑질입니다. 만약 당신이 다섯 자녀를 두었다면 땅 없는 가난한 이들을 여섯 째 아들로 생각하고 그를 위해 소유한 땅의 6분의 1을 바치십시오.”
이러한 비노바 바베의 ‘토지헌납운동’은 기적적으로 꽃을 피워 헌납기부서는 트럭으로 쌓였고, 인도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스코틀랜드만한 땅이 가난한 이들에게 돌아갔다.
<여성의 힘>이라는 저서를 남기기도 한 그는 “이제까지 여성들의 잠재적 능력이 숨겨져 왔다. 남자들의 힘만으로 세계 평화를 실현시킬 수 없으며 다가오는 시대는 여성들이 주역을 담당할 시대가 될 것이며 따라서 그들의 정신적인 힘은 일깨워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영성 순례 중 우리 일행은 인도 카스트제도의 가장 밑바닥인 불가촉천민의 삶과 신앙을 엿볼 수 있었다. 당시 우리를 안내했던 현지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불가촉천민들이 현세의 고통스러운 삶에서 애오라지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신앙뿐이며 그렇지 않으면 죽어서나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 속에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불가촉천민들의 현실이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그리고 그의 말은 나의 가슴 속에 울림이 되어 아직도 메아리치고 있다. 그렇다. 그들에게 신앙이란 고통스러운 현세를 사는 이유이자 삶의 목적이었다.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키워나가고 있는 이런 신앙이야 말로 바로 구원의 신앙이 아니던가? 그들의 삶과 신앙을 엿보면서 나의 삶과 신앙을 돌아보게 되었다.
아쉬람 영화에서 간디가 남긴 여운이 떠오른다. “나는 지금까지 神이 진리인줄 알았는데…… 이제야 알았습니다! 진리가 神이라는……”
<안충석 신부/서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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