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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음의 필요함...(홍성남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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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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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07 15:10:26 , 조회 :
2,447 , 추천 :
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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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평가할 때 쓰는 말 중에 철이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미성숙한 판단을 하는 사람들을 일컬어서 철없는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에 반대되는 사람은 철든 사람, 성숙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동양의 현인들은 군자의 덕을 닦으라고 하였고 교회는 완덕을 갖춘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왔습니다. 그런데 노력해서 될 수 있는 것인가? 간혹 속되고 흔들리고 철딱서니 없는 마음을 완전히 극복했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는데 일시적 정신착란현상이거나 혹은 자기도취현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노력해도 완전한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마음 안의 미성숙한 부분, 변하지 않는 철없는 자아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아돌프 굿겐볼 크레이크는 어떤 사람의 마음에도 원형적 장애가 있다고 하였습니다. 이 원형적 장애는 치유될 수도 없고 성장할 수도 없는 마치 옥에 티와 같은 부분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에 우리와 늘 함께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은 살아서는 완전한 존재가 될 수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런 부분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자신에게 완전한 존재가 될 것을 몰아붙이는 사람들은 왜 그런가? 믿음이 강해서가 아니라 완전 강박증이라는 심리적 질병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부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자기와 다른 결함을 가진 사람의 도움을 받아서 그 상태로 마음껏 살아가는 것, 결함 있는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왜 잘 안 되는 것인가? 심리학자 토마스 모어는 “현대인들은 어린아이 같은 순진무구함, 아동성의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즉 어린아이 같은 면은 극복해야할 큰 결함이고 사람은 무조건 성숙해져야 하고 어른스러워져야 한다는 것에 가치를 두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생전에 쥐 잡듯 신자들을 야단치던 본당신부가 천당에 갔는데, 천당 성당 안에서 시끄럽게 뛰어 노는 사내아이가 있어서 잡아 야단을 쳤다 합니다. 그랬더니, “알았다, 그만해라.”하고 반말을 하길래, 화가 난 신부가 아이의 귀를 잡고 야단하는데, 이번에는 웬 여자아이가 오면서 “이놈아 애 잡을라!”하더랍니다. 머리끝까지 화가 난 신부가 두 아이의 목덜미를 잡고 하느님 앞으로 끌고 가서는 천당의 군기를 잡겠다고 아뢰면서 칭찬을 기대했다지요.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본당신부를 몽둥이로 패면서 “네가 혼 구멍을 낸 저 아이들이 바로 예수와 마리아이다”하시면서, “너는 너희가 어린아이처럼 되지 아니하면 하느님나라에 들어오지 못한다는 말씀도 안 읽었냐?”하시더랍니다.
옛 신학자들은 자신 안에 아무리 노력해도 달라지지 않는 원형적 장애가 있음을 알았기에 그것을 원죄의 흔적이라고 표현하였고 그로 인하여 자신의 겸허함을 유지하는 영성생활을 살았습니다. 우리 역시 우리 안의 철없음에 대하여 지나치게 거부감을 갖지 말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달래가면서 살아야 비교적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홍성남 신부/서울교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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