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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전 모니카 영전에 ...... (김택암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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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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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8 10:09:09 , 조회 :
3,299 , 추천 :
5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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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그동안 얼마나 외로우셨습니까! 그 오랜 세월, 홀로 남모르게 시린 가슴을 안고 살아가신 날들을 말입니다. 어머님은 어머니라는 자리에서 언제나 당당하고 꿋꿋하셔야 했기에 가슴 밑바닥에서 치미는 울적함을 꿀꺽 삼키셔야 했던 그 처절한 쓰라림을 어떻게 감당하셨나요. 그 울적한 모습을 지우시려고 화장실에 오래 계셨다고 들어 알고 있습니다. 어머님은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아들을 굳건히 지키셨고, 무언의 표정 속에서 언제나 기도하셨고, 속상하셔도 품안의 자식이라 꾹꾹 눌러 참으셨고, 자식이 아프거나 기분이 안 좋을 땐 있는 힘을 다해 웃으셨습니다.
어머니 이전에 “여인” 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뜨거운 눈물을 가슴으로 쏟아 내었다는 어느 어르신의 고백의 글을 읽었습니다. 어머님은 일찍 홀로 되셔서 아들 하나만을 온갖 정성으로 키워 장가보내 며느리, 손주와 오순도순 사는 것에 감사하며 신앙생활에 젖어 사셨답니다. 어머님을 찾아 뵐 때마다 언제나 한복을 곱게 바처 입으시고 우아하게 손주들을 맞이하는 모습에서, 아들, 며느리 손잡아 주시며 행복하게 웃으시길래 부족함 없이 행복하신 줄로만 생각했답니다. 어르신이 칠십을 바라보는 때 아내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버리자 하루하루 지내는 허전함, 밤에 찾아오는 외로움과 울고 싶은 마음, 그 빈자리가 너무나 깊더랍니다. 아내가 세상을 뜬 지 일 년이 채 안되어 외로움이 뼛속 깊이 스며든 어느 날 어떤 생각에 가슴이 쿵쿵거렸답니다. 홀로 계시는 어머님은 이 외로움을 어떻게 견디셨을까 입니다. 난 혼자된 지 고작 일 년도 못되었는데 어머님은 오십 년도 넘는 긴긴 세월을 어떻게 홀로 지내셨나요? 아! 어머니~! 어머니~! 하고 외쳤답니다. 어머님이 여인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살아온 이 자식은 아내를 잃고서야 어머님의 시린 가슴을 깨달았답니다.
함 신부님! 신부님은 어머님의 외로움에 얼마나 함께 하셨나요. 아마 어머님의 시린 가슴에 그리 함께 못했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혼란한 이 시대에 함 신부님은 어머님을 늘 가까이 모셨습니다. 자랑스러운 함 신부님이라고 박수를 보냅니다.
함 신부님의 어머님! 친구의 어머님은 친구들의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님을 뵈올 때면 언제나 반기시며 이름을 일일이 불러 주셨습니다. 양 홍 신부 아니냐고, 충석 신부 아니냐고, 택암 신부 아니냐고 늘 이름을 불러 주심은 너무나 정스러웠습니다. 어머님은 전쟁의 아픔을 품으시고 평생 살으셨습니다. 어머님은 독재 타도의 의지를 품고 살으셨습니다. 어머님은 민주화의 어머니로 우리를 격려해 주시며 살으셨습니다. 어머님은 하느님이 정말 계시느냐고, 부활이 있느냐고 물으시며 살으셨습니다.
감옥에 갇힌 아들을 면회 가실 때 당당하게 뜨거운 손으로 우리를 붙드시고 가셨습니다. 어머님께 승리의 박수를 보내 드립니다. 어머님은 아픔이 쌓여 가슴에 큰 병을 얻으셨고 이 병이 깊어 떠나시고 마셨습니다.
어머님! 이제 간절히 기다리고 계시는 아버님의 손 잡으시고 하나 되시어 하느님 품안으로 가십시오. 아버님의 입맞춤에 진정 행복해 하실 어머님의 모습에 우리들도 마음의 응어리가 풀어집니다.
어머님! 아름다운 세상, 황홀한 이 자연 속에서 서로 양보하고 배려하며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삶을 살도록 우리를 지켜보아 주십시오.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 어머님을 제자들이 보살피도록 하셨습니다. 주님! 여기 어머님 전 모니카를 보살펴 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주님의 영원한 생명에 하나 되시도록 손 모아 고개 숙입니다.
<김택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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