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중학교만 올라가면 주일학교에 나오지 않기 시작한다. 특히 중학교 새내기들은 불과 두 달 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거의 모든 본당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새내기들이 중학생으로 뿌리내리기 위한 프로젝트! 이름하여 “6학년 중학생 되기” 자세하게 설명해야 하지만 지면의 한계상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① 12월 1주부터 3주까지: 안 나오던 초등학교 6학년 초대
② 성탄절 11시 교중미사: 초등부 축제 미사 “글로리아 축제”때 “지정석”에 초대
③ 12월 마지막 주: 초등부 졸업미사(졸업선물) → 저녁식사(자모회) → 중고등부 (졸업)입학미사
④ 1월 1주차: 중고등부 축제 미사 “하늘나라 축제”때 “지정석”에 초대
⑤ 1월 2주차: 중고등부 1박 2일의 겨울여행에 참석
⑥ 1월 4주차: 교구 “바다의 별” 축제 참여. 가끔 교구 성가제에 전원 참석하기도 함.
⑦ 2월 1주차: 학교 방학 중 주일학교 중학생으로서 참석 시작.
“6학년 중학생 되기”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올리는 시기를 보통 학교에서 하는 것보다 두 달 빨리하는 것이다. 중고등부 언니, 오빠들하고 겨울방학을 나면서 정이 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주 새로운 프로그램이 이어지기 때문에, 한 번 발을 들여놓으면 자동으로 끝까지 마치게 된다. 늘 환영받고 사랑받는 분위기이기에 낯선 중고등부 환경에 쉽게 익숙해진다.
중고등부 입학미사 중의 환영식에 선배들과 교리교사에게서 받는 장미 한 송이와 초콜릿은 그들에게 아주 깊은 의미를 던져준다. 겨울여행에 가서 함께 걸어보는 겨울 바다와 친교 프로그램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겨울여행 밤에 이루어지는 거룩한 전례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작년에는 교구 청소년 성가제에 70명이 넘는 아이들이 성가를 불러서 장관을 이루었다. 새 학기를 시작하는 데, 교리와 미사에 참석한 청소년들이 90명이 넘었다. 본당에 온 지 2년 만에 딱 두 배로 늘어난 숫자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늘어나는 아이들을 보면 신이 난다. 그러나 주일학교의 단점인, 같은 학년끼리의 교리반이 유지되는 한 친구가 없는 아이들의 참석은 달이 갈수록 떨어질 수밖에 없어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올해 “6학년 중학생 되기” 프로그램 중 겨울여행을 “제주도 성지순례”로 잡았다. 제주도에 배를 타고 갔다가 저가 항공을 타고 오는 방법으로 경비를 줄였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자기 힘으로 교회사와 대자연에 대한 미션을 준비하게 하고 워크북을 만든 것이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힘들었지만 성산일출봉과 한라산을 올랐던 것을 가장 인상적인 프로그램으로 꼽았다. 김대건 신부님 영화 세편을 며칠씩 나누어 보면서 감상문을 적어낸 것도 순교와 신앙 선조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의 진급을 겨울방학에 하는 “6학년 중학생 되기”는 비교적 효과적인 듯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