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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짓는 기쁨 ...... (박무학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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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과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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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13 16:12:27 , 조회 :
2,994 , 추천 :
3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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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안흥성당으로 부임하였다. 안흥은 찐빵으로 유명한 산골이다.
주일미사 참여 수는 60～70여명이고 어린이는 6～7명 정도다. 안흥은 전에 부임지였던 둔내성당 공소였다. 그때 매주 일요일 오전 8시 미사와 수요일 저녁 7시 30분 미사를 5년이나 다녔다. 그동안 신자가 늘어나서 주교님께 말씀드렸더니 사제관 지을 땅을 마련해 주셨다. 지난해 5월 사제관을 짓고 9월 14일에 본당으로 승격되어 초대 본당신부로 부임하였다.
나는 농촌에서 태어나서 농업을 하는 부모님을 도와서 농사일을 하며 자랐다. 사제가 되어서는 농토가 있는 본당에 간적이 없었다. 2005년 둔내본당으로 오면서 텃밭과 구 성당 터가 400여평 있어서 2006년부터 5년 동안 농사를 지었다.
5년 동안 제일 많이 재배한 농작물은 고추와 검은콩이었고, 그 외에도 고구마 옥수수 호박 야콘 상추 오이 등 여러 농작물을 재배하여 신자들과 나누어 먹었다. 몇 년 동안 농사일을 하면서 농사정보도 많이 얻게 되었고 경험도 많이 쌓았다. 특히 콩과 고구마는 웃거름과 밑거름을 전혀 하지 않아도 날씨만 좋으면 평년작은 됐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9월에 비가 와서 콩은 씨도 건지지 못하는 흉년이 되고 말았다.
어떤 날은 아침에 밭에 나가면 애호박 10～20여개를 수확한다. 그러면 아침마다 신자들 집에 배달을 하기도 한다. 또 식당을 운영하는 집에 주기도 한다. 해마다 검은 콩을 100～120kg을 생산하여 신자들에게 1kg씩 나누어 주기도 하였는데 지난해에는 비가 많이 와서 10kg도 생산하지 못하였다. 옥수수를 일찍 심어서 여름방학 때면 그것을 쪄서 신자들과 함께 나누어 먹기도 했다. 옥수수 후모작으로 무우, 배추를 심어서 김장김치를 담고 있다.
시골이라 시장에 가는 것도 번거로워서 주로 내가 농사지은 것으로 먹거리를 해결하기도 한다. 농사를 지어서 김장 등 성당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충당하기도 하지만 신자들과 함께 나누므로 보다 좋은 공동체가 이루어진다.
이곳 안흥성당에도 농사지을 땅이 500평이 넘는다, 올해도 농사를 지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나무, 주목 묘목을 심어서 나중에 성당을 지으면 조경수로 쓸 계획이다. 또한 비닐하우스를 지어 씨를 포토에 넣어서 채소 모종을 키울 계획도 있다. 그러자면 기술을 습득해야 할 것 같다 또한 복분자, 오미자 같은 건강식품을 생산하여 나누어 먹고 싶다. 작은 닭장을 지어 닭도 키워서 계란을 생산하여 나누고 싶다.
농사일은 농부의 정성된 마음과 채소, 곡식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꾸어야 수확을 많이 낸다는 것을 체험하였다. 또한 인간이 공들이고 노력을 해야 하지만 하늘과 기후가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을 새롭게 또 절실하게 느꼈다.
길지 않은 농사에 대한 체험이지만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많은 체험을 하였다. 농사를 지으며, 생명을 가꾸며 자연의 신비로움과 땀의 결실을 보며 느끼는 기쁨도 컸다.
<박무학 신부 / 원주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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