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파푸아 뉴기니에서....(김용호 신부) |
 |
 |
|
기쁨과희망
|
2010-03-18 11:21:43 , 조회 :
2,599 , 추천 :
472 |
|
|
|
|
|
저는 파푸아 뉴기니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교구 사제가 되기 위해 오랫동안 신학생으로 생활하다가 여러 사정으로 지금의 수도원으로 옮겼습니다. 호주에서 영어로 학업을 계속하면서 몹시 어렵게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울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선교사로서 파푸아 뉴기니에서 3년간 사목 체험을 한 후 한국에 돌아갈 계획이었지만 이곳에 발목을 잡혔고, 어느덧 8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느님께서 나를 이곳으로 이끌어 주셨다는 생각이 들었고 하느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곳 파푸아 뉴기니는 호주 가까이 있는 섬나라입니다. 섬나라라고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땅이 넓습니다. 62년 전 문명을 받아들인 이곳은 제가 사목하고 있는 마을 주변에서 지금도 석기시대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원시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문명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탓에 이곳 대부분 지역이 아직도 원시와 현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고 야성미를 간직한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은 그야말로 장관이며, 수많은 동물과 조류가 서식하고 있는데, 특히 새들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유명합니다.
제가 사목하고 있는 성당 관할 지역에는 34개의 공소가 있습니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외진 지역이라 공소에 가려면 때로는 여러 시간 동안 걸어서 가야 됩니다. 울창하게 숲이 우거지고 수많은 동물과 새들이 지저귀는 깊은 숲길을 걸으며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많은 것을 느낍니다. 이곳 파푸아 뉴기니에서의 소중한 체험은 자연의 신비로움과 경외심 속에 침묵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입니다.
자동차소리, 전화벨소리, TV, 라디오소리 등 많은 기계와 소음 속에 묻혀 자연과 하느님을 멀리 하는 삶을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늘과 태양, 꽃과 새들, 숲이 울창하게 우거진 정글 속에서 나 자신을 새롭게 만나고 하느님을 가까이 느끼게 됩니다. 하느님은 자연을 통해 우리 자신을 하느님께로 이끄신다는 성경 말씀을 실감하게 됩니다.
거칠고 험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먼 길을 걸어 마을에 도착하면 많은 신자가 환영합니다. 때로는 꽃길을 만들어 환영하고 어떤 할머니는 깨끗지 않은 손으로 구운 고구마를 주며 사랑과 정성을 표시합니다. 이곳 사람들의 순수하고 따뜻한 사랑이, 불편하고 힘들고 외로운 이곳 생활의 어려움을 많이 위로해 줍니다.
이곳에 오기 전 제 자신 스스로 건방지고 우월감을 가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곳 사람들은 60년 전만 하더라도 돌도끼를 사용하던 원시인이었다는 생각에 얕게 내려다보았습니다. 저는 이들을 교육하고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8년이 지난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이들은 학교 교육도 제대로 못 받고 가난하며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들 안에 교회가 들어오기 전에도 하느님은 이들 안에서 이미 활동하셨습니다. 이들의 문화 속에서, 서로 사랑하고 아름다운 인간성을 추구하고, 하느님이 창조하신 풍요로운 자연을 보호하며 행복한 삶을 살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제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지만, 이들 안에 복음적인 좋은 점이 많고 저도 그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과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김용호 신부 / 말씀의선교수도회>
|
|
|
|
|
|
|
|
